"선수생활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 지키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가 다시 쇼트트랙으로 돌아온 이정수(스포츠토토)의 표정은 비교적 밝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첫 두 종목에서 모두 예선 탈락한 선수의 표정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정수는 11일 서울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1,500m와 남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운동을 시작해 몸 상태를 완벽하게 끌어올리지 못했다"라며 "일단 이번 대회를 통해 감각을 찾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평창올림픽을 전후해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 이정수는 지난해 평창올림픽 선발전에서 임효준(한국체대), 황대헌(한국체대) 등 신예 선수들에게 밀리면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 유력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꼽혔기에 충격이 컸다.
평창올림픽 출전에 미련이 남았던 이정수는 모험을 택했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 자체를 바꿨다.
경기 운영 능력과 쓰는 근육, 훈련 방식 등 모든 것이 달라졌지만, 이정수는 묵묵히 도전의 길을 걸었다.
단기간에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전지훈련까지 다녀왔다.
쉽진 않았다. 결과도 좋지 않았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발전에서도 고배를 마시며 평창의 꿈을 접었다.
평창올림픽 무대는 밟지 못했지만, 선수생활을 포기하진 않았다.
쇼트트랙 실업팀 스포츠토토와 계약한 뒤 쇼트트랙 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이정수는 해설위원으로 참가한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쇼트트랙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이정수는 "과거 전향했던 경험이 있어 큰 부담은 없었다"라며 "시간을 두고 감각을 찾아 예전의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수의 전향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 다시 쇼트트랙으로 전향한 바 있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에만 4차례 종목을 바꾼 셈이다.
그는 '평창올림픽이 끝나 목표가 희미해질 수도 있겠다'라는 말에 "평창올림픽 선발전이 끝난 뒤 인터뷰를 통해 선수생활이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라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케이트를 벗는 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목표를 묻자 그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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