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장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7·kt wiz)가 오랜 기다림 끝의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불안함과 희망을 동시에 안겼다.
니퍼트는 11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 마이카 KBO리그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6피안타(3피홈런) 1볼넷 5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홈런을 3방이나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8-4로 앞서는 상황에서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kt에도, 니퍼트에도 중요한 경기였다.
니퍼트는 7년간 몸담았던 두산 베어스와 재계약에 실패해 은퇴 위기에 몰렸었다.
나이가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지난 1월 kt와 극적으로 계약하면서 KBO리그에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투구에 불편을 느낀다며 연습경기 등판을 하지 않아 불안감을 줬다.
시범경기에서도 마운드에 한 번도 오르지 않은 니퍼트는 정규시즌 개막 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날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출발이 불안했다.
시속 140㎞ 초구를 던진 니퍼트는 박민우에게 번트 안타를 허용한 뒤 김성욱에게 좌중월 2점포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2점을 잃었다.
하지만 이후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이후 니퍼트는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구속도 점점 올라 시속 150㎞까지 찍었다.
2회말에는 2사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말까지 투구 수는 42개에 달했지만, 3회말 공 8개로 깔끔한 삼자범퇴를 만들었다.
그 사이 NC 수비가 흔들리고 kt 타선이 힘을 내면서 니퍼트는 3득점의 지원을 받았다.
4회말이 고비였다.
니퍼트는 선두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좌월 솔로포, 다음 타자 나성범에게도 좌월 솔로포를 내줬다. 연타석 홈런이었다.
스크럭스에게는 시속 116㎞ 커브, 나성범에게는 시속 132㎞ 체인지업을 공략당했다. 앞서 김성욱에게는 시속 142㎞ 직구로 홈런을 내줬다.
그러나 니퍼트는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5회말 니퍼트는 김성욱, 모창민, 최준석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간단하게 이닝을 끝냈다.
이날 경기 전 김진욱 kt 감독은 니퍼트에게 투구 수를 전적으로 맡겼다.
니퍼트는 90개의 공을 던지고 6회말부터는 심재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스트라이크 수는 58개, 볼은 32개였다.
kt가 니퍼트에게 바라는 것은 일단 '꾸준한 로테이션 소화'다. 5이닝 이상은 기본적으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때때로 압도적인 이닝을 만들며 5이닝을 버텼지만, 많은 피홈런에서 예전의 에이스 위용을 찾기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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