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구조사 결과 83% 득표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중앙아시아 산유국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선거에서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이 예상대로 압승, 4연임에 성공했다.
아제르바이잔정부가 11일(현지시간) 투표 시간 종료 후 발표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새아제르바이잔당'(YAP) 소속 알리예프 대통령(57)이 82.7%를 득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표율은 68.7%로 조사됐다.
프랑스 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이의 출구조사에서는 알리예프 대통령의 득표율이 86.5%로 파악됐다.
나머지 후보 7명의 득표율은 2% 대 이하로 미미했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도 알리예프 대통령은 8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 승리가 예상됐다.
알리예프 대통령의 차기 임기는 2025년 4월까지 7년이다.
이번 대선은 올해 10월로 예정됐으나 앞서 2월 알리예프 대통령은 대선을 반년 앞당기는 행정명령을 돌연 발표했다. 선거를 앞당겨 조기에 치르는 이유는 제시하지 않았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아버지 헤이다르 알리예프 대통령이 별세한 후 2003년 대선으로 집권해 세 번 연임했다.
2008년 대선에서 승리한 후 이듬해 단행한 개헌에서 '3선 금지조항'을 폐지, 장기 집권 토대를 마련했다.
2016년 개헌을 거쳐 작년 2월에는 아내 메흐리반(54)을 수석부통령에 임명했다.
1993년 대통령에 취임한 아버지 헤이다르 알리예프가 옛 소련 아제르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아제르지부장으로 사실상 권력 1인자 자리에 오른 것을 고려하면 아버지와 아들 2대가 50년 가까이 아제르를 통치했다.
2대에 걸친 장기 집권이 가능한 배경으로는 알리예프 일가의 권력장악, 야권의 경쟁자 부재, 시민의 안정 추구 성향 등이 꼽힌다.
정권의 반정부 인사 탄압과 부정선거를 비판하는 야권의 목소리는 대중 매체에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아제르바이잔은 언론자유수호단체 '국경없는기자회'가 공개하는 국가별 언론자유도 순위에서 180국가 가운데 162위를 기록했다.
알리예프 일가는 역외에서 수조원대 비자금을 굴리는 것으로 국제 탐사보도에 여러 차례 다뤄졌다.
지난해 영국 일간 가디언과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알리예프 일가가 2012∼2014년에 영국에 등록된 법인을 통해서 관리한 비자금이 25억유로라고 보도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의 두 딸 레일라(33)와 아르주(29)는 조세회피처 재산 보유자 명단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이 실린 유명인사다.
알리예프 대통령 측은 비자금 보도가 거짓 정보로 아제르바이잔을 음해하려는 시도이며, 아르베니아가 그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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