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100대 상장회사 최고경영자(CEO)의 2017년 기준 평균연봉이 1천570만 달러(한화 약 1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퀄컴을 인수하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서 저지당한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혹 탄 CEO가 거액의 스톡옵션을 포함해 1억320만 달러(약 1천100억 원)로 가장 많이 받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기업 경영정보 분석기관 '에퀼라' 조사를 인용해 2017년도 미국 내 100대 상장사 CEO 평균연봉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주식시장 활황에다 CEO들에 대한 고액 보상 패키지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S&P 500 지수에 포함되는 모든 대기업들의 CEO 연봉 전수 조사에 앞서 100대 상장사만 먼저 추려 살펴본 것이다.
평균 연봉은 매년 오르고 있지만 증가세는 살짝 주춤해졌다.
2016년에 이미 100대 상장사 CEO 평균연봉이 1천500만 달러를 넘었는데 그 후 1년 사이 증가세는 둔화했다. 에퀼라는 2007년부터 이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에퀼라의 콘텐츠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댄 마르섹은 "S&P 500 지수가 거의 20% 오른 것에 비하면 (CEO 연봉 증가가)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하지만 지난 7∼8년간 지속하는 현상이란 점이다. 상승장세와 일치한다"고 평했다.
에퀼라는 CEO 대 근로자 연봉 비교 지수를 새로 도입했다.
100대 상장사에서는 이 지수가 235대 1이다. 근로자 235명분의 연봉을 CEO 한 명이 가져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러셀 3000 지수로 확대해 더 작은 기업들을 포함하면 지수가 72대 1로 뚝 떨어진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브로드컴의 혹 탄으로 1억320만 달러를 벌였다. 대부분인 9천830만 달러가 주식 제공 패키지다.
혹 탄은 1천170억 달러를 투입해 퀄컴을 인수하려다 국가안보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태클'에 걸려 좌절했다.
말레이시아 태생으로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하버드를 나온 훅 탄은 아바고 테크놀로지에서 시작해 브로드컴 CEO에 올랐다.
훅 탄에 이어 거대 보험사 AIG의 브라이언 두퍼로 CEO가 4천280만 달러, 오라클 공동 CEO 마크 허드와 사프라 카츠가 각각 4천만 달러, 월트디즈니의 로버트 아이거 CEO가 3천630만 달러로 톱5를 형성했다.
반면 2016년 기준 연봉 조사에서 선두권이던 대형 케이블 기업 차터커뮤니케이션의 토머스 러트리지는 스톡옵션을 받지 못하면서 연봉이 92%나 줄어든 770만 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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