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상업協, 투자 조사 결과…中 36% 줄이고 美 소폭 늘리고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과 중국간 통상갈등이 점차 고조되던 지난해 미국 기업은 대(對) 중국 투자를 소폭 늘렸지만 중국 기업은 미국 투자를 36%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교역하는 미 기업들의 비영리 모임인 미·중 상업협의회(USCBC)는 최근 미국 컨설팅업체 로디엄과 공동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양국간 상호 투자액이 430억 달러(45조8천억원)로 전년보다 28% 줄었다고 밝혔다.
이중에서도 중국 기업이 미국에 직접 투자한 액수는 294억 달러로 전년 460억 달러보다 3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양국간의 날선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이다.
같은 기간 미국 기업의 대중국 투자가 140억 달러로 전년 138억 달러와 비교해 소폭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USCBC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 기업의 대미국 투자가 감소했던 원인을 분석하며 중국 원인도 있었지만 미국발 요인도 적지 않은 영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 예방을 위해 기업의 해외투자 활동에 대한 감독관리를 강화하는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일부 비이성적인 해외투자나 자본유출을 억제시킨 영향이 컸다.
이와 함께 미국의 해외자본 심사를 맡고 있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최근 중국의 대미국 투자와 인수·합병(M&A) 거래에 대한 국가안보 심의 강도를 강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은 지난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의 자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포함해 여러 건의 중국계 자본의 투자거래를 취소시켰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발표된 180억 달러 규모의 중국의 대미 투자·인수 거래가 작년말까지도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또 지난해 중국의 미국업체 인수 규모는 전년보다 90% 가량 감소했다.
중국도 이 같은 미국기업 인수 거부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일 보아오포럼 연설에서 "선진국들이 정상적, 합리적인 하이테크 제품 무역에 대해 인위적 제한을 없애고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제품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스티븐 올린스 미중관계 전국위원회(NCUSCR) 위원장은 "지난 몇년간 양국 투자에 대한 부정적 움직임이 톱니바퀴 물리듯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가 저해되면 미국 경제의 성장과 취업, 자산가치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린스 위원장은 중국의 대미국 투자가 이미 15만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를 만들어 '윈-윈'의 작용을 하고 있으며 양국관계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토대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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