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라틴계 2세들 정체성 찾으려 '화랑 정신' 배운다

입력 2018-04-12 10:48   수정 2018-04-12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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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라틴계 2세들 정체성 찾으려 '화랑 정신' 배운다
71명으로 '보스턴 화랑클럽' 결성…리더십 키우며 봉사 실천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내 라틴계 2세들이 신라시대 청소년 수양단체인 '화랑'(花郞) 정신을 배우겠다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라틴계인 루이 안토니오 모랄레스 목사는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라틴계 미국 청소년들이 한인단체 화랑청소년재단(회장 박윤숙)을 본받아 리더십을 기르고 봉사 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난 3일(현지시간) 재단 보스턴지부를 설립했다.
정식 이름은 '보스턴 화랑클럽'으로, 과테말라·엘살바도르·멕시코 등 6개국 출신 2세 71명이 회원이며 100% 라틴-아메리칸으로 구성됐다.
창립을 주도한 모랄레스 목사는 "라틴계 2세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준 박윤숙 회장에게 감사하다"며 "첫 봉사로 '화랑칼리지클럽'(대표 박준성)과 연대해 서머빌시가 운영하는 지역 내 맹인학교 청소년들을 위한 체육대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오는 5월 보스턴 내에 라틴계 2세들을 더 모아 두 번째 클럽도 발족할 계획이다.
박윤숙 회장은 2006년 LA에서 화랑청소년재단을 결성했다. 당시 라이온스클럽 회장으로 활동하며 산하 청소년 봉사단체인 리오클럽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삼국통일의 기초를 다지는 데 역할을 한 화랑의 이름을 따왔고, 화랑의 '세속 5계'를 현대식으로 계승한 '가족 사랑·나라 사랑·이웃 사랑·정의 사랑·평화 사랑'이라는 '사랑 5계'를 기본 이념으로 내세웠다.
보스턴·하와이·애리조나·콜로라도 등 미국은 물론 엘살바도르·과테말라·페루·몰도바·우크라이나·한국 등 국적과 인종을 넘어 37개 지부로 영역을 넓혔고 전 세계에서 6천여 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다.
청소년 리더십 프로그램을 비롯해 홈리스 식사 돕기, 심폐소생술 자격증 취득하기, 불우이웃 백내장 수술 지원, 위안부 문제 알리기, 중남미 이동도서실 지원, 비영어권 회원 대상 한국어·영어 교육 지원, 역사 강연회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은 "11개의 해외 지부를 두고 있지만 미국 내 소수민족 가운데 화랑정신을 따라 배우겠다는 인종은 라틴계가 처음"이라며 "앞으로 다른 민족들의 모델이 되는 단체를 만드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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