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오는 27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TPC 루이지애나(파72)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은 2명의 선수가 팀을 이뤄 순위를 가리는 독특한 방식이다.
원래는 다른 대회처럼 72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었지만 작년부터 팀 경기로 바꿨다.
1, 3라운드는 두 선수가 번갈아 1개의 볼을 치는 포섬이고 2, 4라운드는 두 선수가 각자 볼로 경기해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성적으로 삼는 포볼이다.
우승자는 두 명이지만 똑같이 2년 동안 PGA투어 출전권을 부여하고 각자 받는 상금도 102만2천400달러로 적지 않다.
PGA투어에서 이런 팀 매치 방식 경기는 1981년 월트 디즈니 월드 팀 챔피언십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가 36년 만에 부활했다.
혼자만 잘 쳐서는 우승할 수 없기에 파트너를 잘 고르는 게 먼저다.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은 파트너 구하기가 한창이다.
안병훈(27)은 재미동포 케빈 나(한국이름 나상욱)와 손을 잡았다.
안병훈은 지난해 동갑 친구 노승열(27)과 호흡을 맞췄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노승열이 지난해 연말 군에 입대해 올해는 새로운 짝을 구해야 했던 안병훈은 투어 15년차 선배 케빈 나와 의기투합했다.
안병훈과 케빈 나 말고도 일찌감치 파트너를 결정하고 출사표를 낸 선수들이 적지 않다.
마스터스를 제패해 주가가 오른 패트릭 리드(미국)는 작년에 팀을 이뤘던 패트릭 캔틀리(미국)와 함께 출전하기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이름이 같은 둘은 지난해 공동14위에 그친 바 있다.
세계랭킹 1위를 넘보는 저스틴 토머스(미국)도 작년에 공동5위를 나눠 가진 동료 버드 콜리(미국)와 우승에 도전한다. 콜리는 토머스와 앨라배마대학 동창 친구다.
조던 스피스(미국) 파트너 역시 작년의 라이언 파머(미국) 그대로다. 스피스와 파머도
지난해 최강의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컷 탈락의 망신을 당했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 은메달리스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도 올해도 같이 나선다고 대회 주최 측에 알렸다.
안병훈처럼 파트너를 바꿔 도전하는 선수도 눈에 띈다.
지난해 리키 파울러(미국)와 출전했던 제이슨 데이(호주)는 올해 라이언 러플(미국)이라는 무명 선수를 파트너로 정했다.
작년에 데이와 파울러는 세계랭킹으로 치면 최고의 팀이었지만 컷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러플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지만 유소년기를 호주에서 보냈고 호주에서 골프를 배웠다.
지난해 J.B. 홈스(미국)와 짝을 이뤘던 버바 왓슨(미국)은 맷 쿠처(미국)와 함께 경기에 나서겠다고 통보했다.
이 대회가 팀 경기로 바뀐 뒤 처음 출전하는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고국 동료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를 파트너로 점찍었다.
독특한 대회 방식 때문에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데이비드 헌(캐나다)은 최근 트위터에 "나와 함께 취리히 클래식에 나갈 선수를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PGA투어 선수 동료들에게"로 시작한 이 글에서 헌은 "취리히 클래식에 꼭 출전하고 싶지만 작년 페덱스컵 순위로는 출전 자격이 없다.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최근 5년 동안 내 성적은 공동22위, 공동20위, 공동6위, 공동34위, 그리고 공동21위였다. 관심있으면 연락해달라"고 썼다.
헌은 지난해엔 같은 캐나다 출신 그레이엄 딜랫과 함께 출전한 바 있다.
이 대회 출전 선수는 오는 21일 확정된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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