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서 마무리 김강률에 이어 등판해 데뷔 첫 세이브
(대구=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를 앞둔 두산 베어스 더그아웃에는 유달리 바쁘게 움직이는 선수가 있었다.
팀의 막내인 고졸 신인 투수 곽빈(19)이었다.
그라운드에서 몸을 푼 곽빈은 여느 선수들처럼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대신 어디선가 음료를 수레에 싣고 오더니 더그아웃 냉장고에 채워 넣었다.
곽빈은 훈련을 마치고 공을 주울 때도 누구보다 부지런했다.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을 막내로서 앞장서서 하는 모습이었다. 싫은 기색이라고는 전혀 없는 해맑은 얼굴이었다.
이처럼 궂은일을 마다치 않는 곽빈이지만, 어느덧 팀의 불펜진에서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선수가 됐다.
막내 역할을 충실히 해낸 직후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도 그랬다.
두산은 0-5로 뒤지다가 7-5의 대역전을 일궜지만 9회말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갔다.
마무리 김강률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뒤 이원석한테 홈런을 얻어맞으면서 7-6으로 쫓겼다.
김강률이 후속타자 다린 러프한테도 안타를 맞자 두산은 곽빈을 마운드에 올렸다.
곽빈은 솔로포를 얻어맞은 전날에 이어 연투에 나섰지만 더할 나위 없이 씩씩했다.
강민호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배영섭한테 좌전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에 처했지만 김헌곤을 3루수 땅볼로 막아 경기를 끝냈다.
곽빈은 프로 9번째 경기 만에 데뷔 첫 세이브를 챙겼다. 전날 피홈런으로 4.26으로 올랐던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하락했다.
곽빈이 뒷문을 단단히 걸어 잠근 덕분에 선두 두산은 6연승을 달리며 2위(SK 와이번스)와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두산 팬들은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빗대 '원빈(영화배우)보다 곽빈'이라며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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