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인 부산문화재단에서 대학생 인턴이 성추행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2014년 부산문화재단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여대생 인턴 A 씨의 관련 피해 의혹을 내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 씨는 최근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인 '부산문화예술계 성폭력 미투 대나무숲'에 부산문화재단 근무 당시의 피해를 폭로했다.
게시물을 보면 당시 부산문화재단 대표였던 B 씨는 2014년 9월 취임을 기념하는 회식 이후 주차장에서 A 씨의 두 손을 자신에게 잡아당겨 허리를 감싸게 한 뒤 주변에 있던 직원들에게 '이거 나쁜 짓 아닙니다. 딸 같아서 그럽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A 씨는 이런 행동을 거부했지만 역부족이었고 다른 직원 그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후 부산문화재단 입사 면접에서 자신의 형제자매가 4남매라는 말에 면접관인 B 씨가 '어머니가 아버지랑 고생하셨네' 등의 발언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비슷한 피해는 이어졌다.
같은 해 10월 회식자리에서 팀장 등 2명은 A 씨에게 '여기는 여자가 없어', '여자가 없으니 술맛이 안 난다'는 발언을 하며 술을 권하고 따르게 했다.
이어 그해 11월에는 한 팀장이 '남자 친구가 일 때문에 룸살롱에 가야 한다면 가도록 하겠느냐?'는 발언하는 등 언어적인 성추행도 이어졌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A 씨는 해당 페이스북에 "오래전부터 문화예술을 사랑해왔고 모자라지만 내 열성을 다해 문화예술과 많은 예술인을 위해 발 벗고 뛰고 싶어 인턴이 됐었다"며 "부산문화재단이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썼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등과 접촉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입건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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