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오늘 사드기지내 장비만 반출…경찰 철수, 주민 자진 해산
협의 계속 진행키로…부상 주민 3명 병원 이송
(성주=연합뉴스) 박순기 손대성 최수호 기자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장비를 반입하려던 국방부와 반대 주민이 12일 극적인 합의를 했다.
일단 이번 주말까지 공사 장비·자재 반입을 놓고 서로 대화하고 충돌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사드반대 주민 대표와 국방부는 이날 정오부터 협상을 벌여 사드기지내 공사 장비들을 모두 반출하고 추가 장비를 일단 반입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오후 2시부터 철수를 시작했고, 시위 주민도 농성을 풀고 자진 해산했다.
양측은 협상에서 오늘 트레일러 12대만 기지에 보내 작년 11월 반입한 포크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을 빼내기로 했다.
오늘 반입 예정이던 덤프트럭은 이번 주말까지 사드기지에 들여보내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 협상해 공사 장비·자재를 실은 덤프트럭 반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주민과 협상에서 이번 주말까지 공사 장비·자재 반입을 시도하지 않고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서며 충돌 과정에 주민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고, 찰과상을 입은 주민 다수도 발생했다. 일부 경찰관이 경미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3천여명을 동원해 오전 10시 35분부터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강제해산을 시작하며 주민과 충돌했다.
앞서 사드반대 단체 회원, 주민 등에게 8차례에 걸쳐 경고 방송으로 해산 명령을 통보했다.
만약에 대비해 높이 5∼6m인 진밭교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하기도 했다.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 등 사드반대 6개 단체 회원, 주민 등 150여명은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특히 알루미늄 막대기로 만든 격자형 공간에 한 명씩 들어간 뒤 녹색 그물망을 씌워 경찰 강제해산에 맞섰다. 진밭교에 1t 트럭 3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충돌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다쳐 현장 의료진이 응급 치료를 했다. 할머니 1명은 경찰에 맞서다가 가슴을 짓눌려 갈비뼈를 다치기도 했다.
충돌 현장에는 국가인권위원회 직원 5명이 나와 양측의 안전을 세심하게 살폈다. 충돌이 심할 때는 직접 달려가 말리는 등 완충 역할을 했다.
경찰은 정오부터 강제해산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주민과 국방부가 대화를 시작했다.
결국 2시간여 동안 대화 끝에 일시적이나마 타협점을 찾아냈다.
이날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도 주민 10여명이 있었으나 경찰 진입을 막지 않았다.
진밭교는 사드기지 정문에서 500여m 떨어져 있고, 진밭교 700여m 아래쪽에는 소성리 마을회관이 있다.
한편 국방부는 트레일러 12대, 중장비 기사용 승합차, 트레일러 안내 차량 등 15대를 반입한 뒤 기지 내 포크레인, 지게차, 불도저 등을 빼내기로 했다.
이어 덤프트럭 8대, 안내 차량, 구난차량 등 15대로 골재류(모래와 자갈 등)를 사드기지로 실어나를 예정이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 11월 사드 기지에 반입한 공사 장비를 반출하고 장병숙소 누수 공사, 오폐수시설 보강, 식당 리모델링 등을 위한 자재들을 반입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이 사드기지 마을에 경찰력을 투입한 것은 지난해 3차례이고 올해는 처음이다. 작년 11월 겨울 공사를 위해 장비와 자재를 반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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