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인근 시장, 마트 쉬는 2·4주 일요일 매출 상승"
설문조사 응답자 66.7% "의무휴업으로 특별한 불편 없다"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도입이 실제로 전통시장의 매출증대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법제연구원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사후적 입법평가'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정부는 대규모 유통업체 점포와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을 위한다며 2012년 1월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지자체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오전 0시∼10시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매월 이틀을 의무적으로 휴업해야 한다.
연구진은 ▲대형마트 영향 시장(시장으로부터 대형마트가 2.5㎞ 안에 있으면서 SSM이 1.5㎞ 안에 없는 시장) ▲SSM 영향 시장(대형마트가 3.0㎞ 이상 떨어져 있으면서 SSM이 1.0㎞ 안에 있는 시장) ▲무영향 시장(대형마트가 3.0㎞ 이상, SSM이 1.5㎞ 이상 떨어진 시장)으로 나눠 영업규제 효과를 측정·분석했다.
그 결과 대형마트영향 시장과 SSM영향 시장의 점포별· 일별 매출액과 방문고객 1인당 지출액이 규제 이전인 2011년에 비해 2014년과 2015년 모두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규제효과로 인한 매출 증가액은 대형마트영향 시장의 경우 2014년 8만1천원, 2015년도 7만2천원이고, SSM영향 시장의 경우 2014년 4만7천원, 2015년 3만1천원이다.
평소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층의 경우 방문고객 1인당 전통시장에서의 지출비용 또한 증가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아울러 전통시장 소상인 중 표본으로 추출한 600명을 대상으로 작년 8월 설문조사한 결과 2016년∼2017년 월평균 매출액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무영향 시장의 하락폭(-18.2%)과 대비해 대형마트영향 시장(-13.1%)과 SSM영향 시장(-11.1%)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를 환산하면 대형마트영향 시장과 SSM영향 시장에서 규제효과로 각각 5.1%, 7.1%의 매출액 증가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연구진은 대형마트영향 시장의 경우 1·3주 일요일 하루평균 매출액은 38만3천원인 반면, 대형마트가 쉬는 2·4주 일요일 하루평균 매출액은 42만5천원으로 나타났다며 의무휴업일 지정 제도의 효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울러 일반 소비자 1천980명을 대상으로 작년 9월 설문조사한 결과 영업시간제한 및 의무휴업일 제도에 대해 66.7%는 "특별히 불편함이 없다"고 답했다.
또한, 58.4%는 "규제를 현재와 같이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7.0%는 "규제를 점차 없애거나 줄여야 한다", 14.6%는 "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시행 초기에 규제에 찬성하는 소비자 비율이 약 44.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반 소비자의 규제에 대한 인식도와 수용 비율이 상당히 높아진 수치다.
연구를 수행한 이원우 서울대 교수와 최유경 법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대형마트의 매출을 줄이고 전통시장의 매출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나 규제가 의도했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 상황에 따라 요구되는 대규모점포 규제 정도가 각각 다른데도, 현행 법률은 모든 지역을 동일하게 규제하는 방식"이라며 "지자체가 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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