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류샤'…왕취안장 변호사 아내 "남편 생사조차 몰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된 인권변호사의 아내가 가택연금을 당해 '제2의 류샤(劉霞)'와 같은 처지에 놓였다고 AFP통신과 홍콩 빈과일보가 12일 보도했다.
지난해 7월 간암으로 별세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는 남편의 장례식 후 가택연금을 당해 외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AFP 등에 따르면 인권변호사 왕취안장(王全璋)의 아내 리원주(李文足)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40∼50명의 사람들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했으며, 친구가 방문하려다가 저지당하고 폭행당했다"고 밝혔다.
트위터에는 리원주가 창가에 서서 밑을 내려다보면서 사복경찰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자신의 친구를 폭행하는 것에 항의하고 소리치는 동영상도 올라왔다.
왕취안장은 반체제인사나 지역 개발 과정에서 토지를 빼앗긴 사람 등을 변호한 인권변호사였으나,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 300여 명에 달하는 인권운동가들을 잡아들인 이른바 '709 검거' 때 구금됐다.
이후 '국가전복죄'로 기소돼 톈진(天津) 구치소에 수감됐으나, 그의 가족이 선임한 변호사조차 그를 면회할 수 없었다.
이에 그의 아내 리원주는 지난 4일부터 베이징에서 톈진까지 100㎞ 행진을 하며 남편과의 면회를 요구했으나, 당국은 시위대 일부를 구금하고 리원주 일행을 강제로 베이징으로 돌려보냈다.
리원주는 "남편은 보통 사람들을 변호하다가 구금됐지만, 천 일 동안 그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다"며 "그들은 톈진으로의 행진을 저지했지만, 나에게는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 아래층에 경찰들이 상주하며 감시하고 있어 내 아들은 경찰들의 모습만 봐도 두려움에 떤다"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 중국지부의 윌리엄 니는 "중국 정부는 '법치주의'를 약속했지만, 이 같은 폭력적 행위는 중국 사법 체계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다"고 비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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