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사무소·관할 지자체, 철저한 분리수거 당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재활용 쓰레기 수거 거부 대란이 부산에서도 발생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역 곳곳에서 재활용 쓰레기 담당 업체가 수거를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A 업체가 폐비닐과 스티로폼이 오염된 채 배출됐다며 수거를 거부하고 관리사무소에 경고장을 보냈다.
강서구의 한 800가구 규모의 오피스텔에서는 B 업체가 1.5t 분량의 스티로폼 수거를 거부해 지자체가 직접 수거했다.
동래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안 된다며 수거 업체가 수거 중단을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관리사무소에 보내는 일까지 발생했다.
해당 업체는 거듭된 요구에도 분리수거가 미흡하자 아예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의 한 아파트는 입주 이후 처음으로 폐비닐 수거를 거부당해 관리사무소 측과 주민들이 크게 당혹해 하고 있다.
재발 방지 등을 약속한 관리사무소 측의 간곡한 요청에 따라 담당 업체가 폐비닐 일부를 수거했지만 상당수 분량은 관리사무소와 계약한 외주업체 직원들이 다시 분류해 처리해야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단지 내에 재활용 쓰레기가 쌓일 수도 있어서 입주민들에게 분리수거를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하고 게시물도 부착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 아파트에서는 최근 분리수거장에서 최종 분류를 담당하는 외주업체 직원과 주민 간에 고성이 오가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분리수거 지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주민이 각종 재활용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가는 것을 발견한 담당 직원이 이를 제지하는 일이 반복된 데 따른 결과다.
한 직원은 "분리가 제대로 안 된 쓰레기를 다시 정리하려면 평소보다 작업 시간이 배 이상 걸린다"며 "각 가정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지자체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담당자는 거의 매일 주요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현장지도에 나서는 등 사실상 비상근무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수도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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