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호단체 "시리아 화학무기 비판하면서도 난민 수용엔 '인색'" 비판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리아에서 화학무기를 쓴 것으로 의심받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강력히 비판하면서도 정작 그 피해 당사자인 시리아 난민 수용에는 인색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 들어 미국에 들어온 시리아 난민 수가 버락 오바마 정부 때와 비교해 대폭 줄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다섯 달간 미국이 수용한 시리아 난민은 고작 11명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9월 30일 끝나는 미국 회계연도 하반기 때 최저 수준의 난민 수용 기록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오바마 정부 시절 같은 기간 시리아 난민 수천 명을 수용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2016년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오바마가 집권한 마지막 해 미국 입국 허가를 받은 시리아 난민 수는 1만2천587명이었다.
2015년에는 시리아 난민 1천682명이 미국에 들어왔다.
오바마 정부는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압력에 이처럼 대응했다고 WSJ은 분석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미국 입국을 추진하는 이들에게 더욱 엄격한 심사 조치들을 내놓으면서 미국행에 성공하는 시리아 난민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 인도주의적 단체는 트럼프 정부의 시리아 난민 정책이 "모순적"이라고 비판했다.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을 비판하면서도 정작 화학무기 공격에 노출된 그 나라에서 탈출한 난민들에겐 관용을 베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미국지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화학무기 사용을 제대로 비판하면서도 이러한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장소가 있어야 하는 남녀와 어린이들에게 국경의 문을 계속 닫으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커스텐 닐슨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하원 세출위원회에서 입국 심사절차 과정에 속도를 내고 싶지만,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에 따라 상황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48시간 이내에 무력사용과 관련한 중대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11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시리아에 미사일이 날아갈 것이다. 러시아는 준비하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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