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고정환율제 시행 안 해"…환율단일화 혼란은 지속

입력 2018-04-12 20:56  

이란 "고정환율제 시행 안 해"…환율단일화 혼란은 지속
환전소·수입품 판매점 일시 중단…단일환율 유지 불확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중앙은행은 자국 리알화 가치 폭락을 막아야 하지만 달러 페그(달러화를 기준으로 환율을 고정하는 방식)를 시행하지는 않겠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발리올라 세이크 이란중앙은행 총재는 "정부가 정한 환율은 단일 환율이 시작된 10일 하루에만 해당한다"면서 "이후로는 시장 상황에 따라 5∼6% 정도 오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중앙은행이 고시하는 달러 대비 환율과 실제 시장 거래 환율을 달러당 4만2천 리알로 10일부터 기습적으로 하나로 맞췄다.
이는 미국의 핵합의 파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란 외환시장이 불안해져 리알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9일까지 시장 환율은 달러당 6만 리알까지 급등했다.
실제 거래되는 시장환율을 정부가 하룻밤 사이 30% 정도 내리면서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
가전, 전자, 자동차 등 수입 완제품이나 수입 부품을 사용해 제조한 공산품을 파는 곳에선 가격을 정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또 환전소에서도 10일부터 달러와 유로화 거래가 사흘째 이뤄지지 않았다.
환율이 급변하면서 기업 사이에도 거래 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환율의 최종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이란 정부가 환율 단일화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겠다고는 했으나 실제로 정착될지가 불투명해서다.
이란 정부는 2012년 10월에도 이중환율제를 폐지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이란 정부는 환율 단일화에 함께 외화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로 여행하는 자국민은 연간 최대 1천 유로까지만 소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은행 계좌 외에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외화를 최대 1만 유로로 한정했다.
따라서 외화를 1만 유로 이상 가진 개인은 그 초과분을 이달 20일까지 은행에 예치하거나 사설 환전소가 아닌 은행을 통해 팔아야 한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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