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외교위…폼페이오 "CIA 국장하면서도 이견 있을 때 대통령 설득했다"
'이란 핵합의 폐기시 북에 안좋은 신호' 지적에 "김정은에겐 체제유지가 중요"
예정대로 의회 문턱 넘으면 이달말께 취임할 듯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에 대한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12일(현지시간) 인준 청문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을 놓고 의원들의 송곳질의가 잇따랐다.
전임자인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의 축출로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으로 불려오며 균형추 구실을 해온 그룹이 와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즉흥적·충동적 스타일'의 대통령이 오판을 하지 않도록 과연 직언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문회 시작에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인준 청문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에게 행운을 빈다"며 "그는 훌륭한 국무장관이 될 것"이라고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폼페이오 지명자는 대통령과의 각별한 관계를 놓고 거친 질문세례에 시달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충동적으로 행동할 경우 어떻게 이를 막을 것인지 설명하라는 추궁이 이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WP 등에 따르면 여당인 공화당 소속의 밥 코커(테네시) 외교위원장은 "대통령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온 인사들은 경질되거나 사퇴했다"며 "(당신과) 대통령과의 관계가 건강하고 서로 주고받는 역학관계에 뿌리를 둔 것인지 아니면 그저 깍듯하게 잘 맞춰주기만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몰아세웠다.
간사인 민주당 밥 메넨데스(뉴저지) 의원은 "대통령에게 '잘못된 견해다'라고 맞설 수 있는가 아니면 '예스맨'이 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지명자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서 정책에 있어 대통령과 이견이 있을 때 나는 그를 설득할 수 있었다"며 "대통령과의 긴밀한 관계를 대통령에게 긍정적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의원은 북미정상회담 국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를 폐기할 경우 북한과의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할 경우 차기 미국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북한과의) 합의를 번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북한에 심어줌으로써 우리의 신뢰성을 우려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폼페이오 지명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생각하는 리스트에는 과거 역사상 다른 합의들은 들어가 있지 않다"며 "그는 자신의 체제유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으며 (체제 보장을 위한) 단순히 종이 이상의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원 시절 이란 핵 합의에 반대하며 이란에 대한 군사적 공격이 핵 합의보다 나을 수 있다는 이견을 개진하기도 했던 폼페이오 내정자는 "이란이 핵무기 확보를 막을 해법은 외교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5월 12일이 지나더라도 "대통령에게 동맹국들과 협력해 더 좋은 협상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협력하는 최선을 다하도록 권고할 것이다. 이날이 지나더라도 해야 할 외교적 작업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하지 않도록 설득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확답하지 않았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가 요구하는 대(對)러시아 제재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매일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외교위에서의 표결 절차는 내주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여당 쪽에서는 휴회가 시작되는 30일 전에 인준 작업을 마치고 폼페이오 지명자가 공식 취임하길 희망하고 있다. 인준 쪽에 대체로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 랜드 폴(켄터키) 의원이 공개 반대하고 있어 장담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도 일부 나온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