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126년 전 처음 설립돼 '미국 최대 소매기업'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백화점 체인 '시어스'(Sears)가 태생지 시카고의 마지막 매장 문을 닫는다.
시카고 교외도시 호프먼에스테이츠에 본사를 둔 모기업 '시어스 홀딩스'는 12일(현지시간), 시카고 시내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시어스 백화점을 오는 7월 중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 매장은 오는 27일부터 폐업 세일에 들어갈 예정이다.
시카고 북서부 쇼핑가에 1938년 문을 열고 80년간 상권 중심 역할을 한 이 매장은 시어스가 경영난에 봉착한 2015년, 일부 지역 265개 매장과 함께 부동산 투자사 '세리티지 그로스 프로퍼티스'(SGP)에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넘겨져 운영돼왔다.
시어스 측은 120여 년간 기업사의 기반이 된 시카고에서 모든 매장을 철수하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SGP가 최근 해당 매장에 대한 임대 계약 종료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진 후 시카고 주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릴적 어머니 손을 잡고 처음 가본 백화점 매장", "한 시대가 저문다" 등 소회를 나누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시카고 시내 시어스 백화점 매장은 모두 사라지게 되지만 '시어스 홀딩스' 시카고 사무소에 아직 약 150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교외도시에 일부 매장이 아직 남아있다고 전했다.
시어스는 미니애폴리스 사업가 리처드 시어스(1863~1914)가 1887년 시카고로 이주, 1892년 알바 로벅(1864~1948)과 함께 '시어스, 로벅 앤드 컴퍼니'(Sears, Roebuck and Co.)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카탈로그를 이용한 통신판매 업체로 출발한 시어스는 1925년 시카고 웨스트사이드에 첫 매장을 열었고, 1969년 35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 규모 소매기업'으로 성장했다.
시어스는 1974년 시카고 도심에 당시 '세계 최고층' 빌딩 '시어스 타워'(108층·442m)를 세우고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1989년 '월마트'에 '미국 최대 소매기업' 자리를 내주었고, 2005년 대형 유통업체 K마트에 인수합병됐다.
시대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백화점이 쇠락일로를 걷고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 하자, 실적 부진 매장을 잇따라 폐쇄하고 대규모 감원·자산 매각을 추진하면서 온라인 사업에 주력했으나 성과는 없이 외려 다중고에 처한 실정이 됐다.
시어스는 2010년 마지막 흑자경영 이래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지난해 미국 소매기업 순위 23위에 그쳤다.
2006년까지만 해도 3천여 개에 달하던 미국내 시어스 매장은 2017년 4분기 기준 570개만 남아있으며 올해도 매장 폐쇄는 계속될 예정이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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