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훈 관철' 강조…'비핵화'와 묶기 위한 사전작업"(종합)

입력 2018-04-13 15:11  

"北, '유훈 관철' 강조…'비핵화'와 묶기 위한 사전작업"(종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분석…"대내적으로 비핵화 표현 사용할지 관심"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백나리 기자 = 북한이 최근 '유훈 관철'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대내적으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북한이 대내적으로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할지가 관심"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연구원은 "4월 4일부터 11일까지 노동신문에서 '유훈 관철'을 집중적으로 강조했으며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유훈 관철'과 '비핵화'를 묶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갑자기 비핵화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는 데 따라 북한 주민들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초 방북한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단에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며,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인 전한 바 있지만, 대내적으로는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연구원은 또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역할이 주목된다"면서 "통일전선의 범위가 한반도에서 주변국으로 확장되는 추세를 고려할 때 향후 역할 증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다만 "김영철 부장이 이번 당 정치국 회의에서 메인테이블이 아닌 배석 형식으로 참석함에 따라 그의 위상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아울러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9월 9일) 이전에 당 중앙위 7기 3차 전원회의를 개최할지도 주목된다"면서 "남북·북미정상회담 합의의 비준·동의 확보 차원에서 제13기 7차 최고인민회의 개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에 불참한 데 대해선 ▲ 이틀 전 당 정치국 회의 주재로 당적 지도 사업 이미 수행 ▲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전략 구상 골몰하는 모습 부각 ▲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성과 부진으로 인한 불편한 상황 회피 등의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대북제재로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 같다며 그 근거로 최고인민회의에서 '계획 달성' 대신 '계획 수행'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 정부, 무력기관 순으로 주석단을 호명했다"면서 이는 '당·군·정 구도'에서 '당·정·군 구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해임된 황병서 전 군 총정치국장을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하면서도 후임인 김정각은 국무위 부위원장이 아닌 위원으로 보선한 것도 군에 대한 당적 통제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 이준혁 선임연구원은 "과거 황병서의 사례로 볼 때 김정각이 먼저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이 된 뒤에 국무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나란히 국무위원회 직책에서 해임된 황병서와 김원홍이 대의원 유지 여부는 엇갈린 데 대해 이기동 연구원 부원장은 "김원홍은 개인 비리, 황병서는 조직 차원의 비리로 도의적 책임을 진 것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혁 연구원은 "황병서는 원래 있던 군사담당 부부장으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고, 김원홍에 대해선 "반당 종파분자로 숙청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내다봤다. 황병서와 김원홍은 지난해 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은 뒤 군 총정치국에서 배제됐다.
transil@yna.co.kr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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