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연소 성인 국가대표 출신 '아빠는 농구, 엄마와 오빠는 배구 선수'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너무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습니다."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린 박지수(20·193㎝)가 미국 진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박지수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8 W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2라운드 5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에 지명됐다.
미네소타는 2017시즌 우승팀으로 2011년부터 홀수 해마다 정상에 오르는 등 최근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그런 미네소타에서 구단의 올해 첫 신인 드래프트권을 박지수를 지명하는 데 사용한 것이다. 미네소타는 올해 1라운드에서는 지명권이 없었다.
지난달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한 뒤 휴가 중인 박지수는 "기분이 좋고 영광스럽다"며 "드래프트 전망 기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지명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를 하긴 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시즌 WKBL 정규리그에서 14.2점에 12.9리바운드, 3.3어시스트, 2.5블록슛을 기록한 박지수는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구단과 얘기를 해봐야 한다"며 "올해는 대표팀 경기도 있어서 복잡하기 때문에 언제 진출할 것인지 확답하기 쉽지 않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박지수는 농구 국가대표 출신 센터 박상관 씨와 배구 청소년 대표 출신 이수경 씨 사이 1남 1녀의 둘째다.
오빠 박준혁은 농구 선수에서 배구로 전향, 지금은 현대캐피탈에서 뛰고 있다.
부모로부터 좋은 신체 조건과 운동 신경을 물려받은 박지수는 어릴 때부터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14살이던 2012년에 17세 세계선수권에 나가 평균 9점, 8.1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블록슛은 경기당 3.9개나 해내 당당 1위에 올랐다.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4년에는 국내 여자농구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만 15세 7개월)을 세웠다.
2013년에도 15살 나이에 19세 이하 세계선수권에 나가 리바운드 13.2개로 1위에 오르며 일찌감치 외국 주요 리그의 스카우트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성인 세계선수권에 출전, 세 경기에서 평균 11점에 5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이때 나이가 겨우 16살이었다.
박지수의 부친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은 "2014년 세계선수권 이후로 외국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고 소개하며 "(박)지수가 원래 미국 진출이 꿈이었고 가서 많이 배우고 싶어 한다"고 소개했다.
박지수는 "미국에 진출하면 WNBA 선수들과 연습하는 자체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제 대회에 나가면 그렇게 큰 선수들과 상대해본 경험이 없어서 늘 어려웠지만 WNBA 경기를 뛰어보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그는 "사실 국내 대회나 아시아권 대회에서는 공을 잡았을 때 압박이 심하지만 세계 대회에서는 저에게 강한 수비가 잘 붙지 않아서 더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며 "WNBA는 그런 편한 느낌을 받기는 더 어렵겠지만 그래도 가서 배우고 싶다"고 덧붙였다.
WNBA에서 닮고 싶은 롤 모델로는 캔디스 파커(32·193㎝)를 꼽았다.
LA 스파크스 소속의 파커는 2008년과 2013년 두 차례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2016년 챔피언결정전 MVP도 받은 리그의 대표적인 스타 플레이어다.
박지수는 "파커는 저와 키가 비슷한데도 외곽 플레이에도 능해 배우고 싶은 점이 많은 선수"라고 동경했다.
그는 "제가 또 미국에 진출해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공격에서 이지 슛을 놓치는 그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현재 WNBA 시애틀에는 일본 국가대표 도카시키 라무(27·191㎝)도 뛰고 있어 박지수가 미국에 진출하면 WNBA 코트 위의 '한일전'도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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