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4기 취임 앞두고 제안…크렘린은 개헌 가능성 부인한 상태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지난달 대선을 통해 4기 집권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음 달 취임식을 앞둔 가운데 벌써 푸틴 5기 집권을 가능케 할 개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푸틴 충성파인 러시아 남부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람잔 카디로프는 13일 자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임기를 2연임으로 한정하지 말고 더 연장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서 "왜 중국이나 독일은 되고 우리는 안되는가"라고 반문했다.
중국이 지난달 개헌을 통해 국가주석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함으로써 시진핑 주석의 '종신집권' 길을 연 것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이 네 번째 총리직을 맡은 것에 빗대 대통령 3연임을 금지하는 현행 러시아 헌법 조항을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다.
현행 러시아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하고 있지만 한번 물러났다가 다시 집권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한 푸틴 대통령은 4년 동안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대선을 통해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난 대통령직에 복귀했으며 지난달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현행 헌법에 따르면 그는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에는 다시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카디로프의 주장은 푸틴 대통령이 2024년 이후에도 다시 집권할 수 있도록 3연임 금지 조항을 수정하는 개헌을 하자는 것이다.
카디로프는 "아직 대통령은 건강하며 우리는 다른 국가 지도자에 대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해 필요하다면 개헌을 못 할 이유가 무엇인가. 푸틴 대통령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다. 국민과 상원, 하원, 다른 국가 기관 등이 제안해 (개헌)결정을 내리고 서명을 모아 국민투표에 부치면 된다. 결국 모두가 이를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41세의 카디로프는 푸틴 대통령에 충성하는 대신 사병과 마찬가지인 약 2만 명의 병력을 거느리며 지난 2007년부터 10년 이상 이슬람 자치공화국 체첸을 철권통치해 오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달 대선 직후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4기 임기가 끝나는 2024년 이후 또다시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개헌을 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