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만 43곳 난립, 입원비 할인 등 제살깎기 경쟁 심화
(청주=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지역 요양병원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옥천 A 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는 업계 내 제살깎기식 과열경쟁이 위기를 자초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14일 옥천군과 이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A병원이 최근 대전지방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회생절차는 기업의 부실자산과 악성채무를 털어내 회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법정절차에 따라 경영을 한 뒤 상황이 호전되면 회생시키고,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 청산단계로 전환된다.
이 병원은 금융권에 50억원대의 채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임금, 4대 보험료, 전기요금 등도 수 억원 밀린 것으로 전해진다.
2007년 문을 연 이 병원은 400병상 규모로 충북에서 가장 크다. 지금도 29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다.
병원 관계자는 "누적된 시설 투자비와 인건비 부담이 재정위기를 불렀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은 작년 건강보험공단에 진료비를 부풀려 청구했다가 7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 부분도 경영압박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경영난을 예견된 일로 받아들인다. 한때 황금알 낳는 사업으로 인기를 누렸지만, 병원이 난립한 이후 본인부담금을 깎아주는 등 생존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요양병원 43곳이 있는 충북에서는 지난 3년간 제천 B요양병원이 문을 닫고, 청주와 음성의 병원 2곳은 경영난으로 휴업 중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면서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경영난을 겪는 병원과 시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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