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이인제 오차 범위 내 접전…천안병 보궐선거로 원내 1당 사수도 고민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6·13 지방선거에 출마할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후보가 13일 양승조(천안병) 의원으로 확정됨에 따라 충남지사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4일 이인제 전 의원을 충남지사 후보로 확정했고, 바른미래당도 지난해 말 충남지사 출마선언을 하고 표밭을 다져온 김용필 충남도의원을 공천할 태세다.
충남은 여당 소속 도지사에 대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로 여당 우위로 여겨졌던 선거 분위기가 하루아침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형국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5일 불거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의혹은 그동안 '안희정 마케팅'을 벌여왔던 후보들에게 치명타가 됐다.
'안 전 지사와 친구'를 선거전략으로 내세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튿날 선거운동을 중단했고, 안 전 지사의 성과를 계승하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해 온 복기왕 전 충남 아산시장도 모든 공식 일정을 취소했다.
양승조 의원 역시 충남지역 국회의원들과의 공동 성명을 통해 도민에 사과하고 법적 처벌을 약속했지만,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른 악재가 터졌다.
안희정 쇼크 다음 날 민주당 당원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박수현 전 대변인이 여성 당직자를 특혜공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사흘 뒤에는 박 전 대변인의 전 부인까지 나서 불륜 의혹을 주장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는 미투가 아니다. 네거티브 공작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당원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결국 당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스스로 물러나는 길을 택했다.
그동안 충남지사 주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던 박 전 대변인이 물러나자 충남지사 선거판이 요동쳤다.
민주당 후보 경선은 양승조 의원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 간 2파전으로 좁혀졌고, 그간 충남지사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한국당은 안희정 쇼크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동안 야당 열세지역으로 분류됐던 충남의 바닥 민심이 돌아섰다고 판단, 공세에 나섰고 지난 6일 이인제 전 의원을 공천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 때문인지 이인제 전 의원이 양승조 의원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팽팽한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원씨앤아이의 충남지사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3월 24∼25일, 충남지역 809명 대상,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에 따르면 양승조 의원이 24.6%로 1위를 차지하긴 했지만, 이인제 후보(20.7%)와의 차이가 3.9%포인트에 불과했다.
민주당이 충남지사 자리를 내주게 된다면 당내 '내부 총질' 탓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양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그의 지역구인 천안병에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 민주당으로서는 원내 1당을 지키기 위한 부담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복 전 시장이 양 의원에 선당후사의 자세로 불출마할 것을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여온 만큼, 당내에서 이번 경선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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