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서 '세월호 참사 4주기 대학생대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제 생일이 4월 16일이에요. 제가 태어난 날에 그렇게 수많은 언니·오빠들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는 게 실감이 안 났어요. 충격적이었죠."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가라앉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는 대학생 김채림(20)양은 "아직도 세월호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며 사고 당시 기억을 돌이켰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1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4주기 대학생대회'에 참석한 김양은 자신을 '4·16 세대'로 불렀다.
"수많은 학생이 희생당한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당시 저 역시 고등학생이었기에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세월호 참사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요."
김양은 "왜 그렇게 수많은 사람이 희생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국가는 그들을 구하지 못했는지 혹은 구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 의문이 정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단원고 소재지인 안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대학 새내기 김용환(19)군은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만히 있으라'라는 그 말이 먼저 떠오른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군은 "한편으로 해가 거듭될수록 세월호 참사라는 비극에 무감각해지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며 "그런 나 자신을 반성하기 위해, 가만히 있지 않기 위해 광화문 광장에 나왔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결코 세월호 참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세월호 참사를 하나의 큰 사고로서만 기억할 게 아니라 304명의 소중한 개인들이 희생된 각각의 사건으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대학생 연대체인 대학생준비위원회는 이날 '진실의 봄을 만드는 우리들의 약속'을 주제로 세월호 참사 4주기 대학생대회를 열었다.
비가 내린 가운데 열린 대회에 참가한 시민과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진상규명 은폐·방해 적폐세력 반드시 청산하자", "가만히 있지 않는 우리의 행동으로 안전 사회 건설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대회 사회를 맡은 김한성 21세기대학생연합 의장은 "아직 (세월호의) 진상규명은 되지 않았고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적폐세력 청산,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4·16 세대인 대학생이 함께 행동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들은 제2기 세월호 특조위에 적폐세력이 추천되는 상황에 놓였다며 자유한국당 몫으로 임명된 황전원 위원의 사퇴도 촉구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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