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대륙 북부 가이아나 통해 입국…목적지는 대부분 상파울루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베네수엘라 난민이 대규모로 브라질 국경을 넘는 데 영향을 받아 쿠바 난민도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쿠바 난민들은 카리브 해를 거쳐 남미대륙 북부 가이아나를 통해 브라질 북부 호라이마 주의 주도인 보아비스타 시로 입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질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으려는 쿠바 난민들은 대부분 호라이마 주에 머물지 않고 내륙지역을 지나 상파울루 시로 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9세인 한 쿠바 난민은 "가난을 피하고 체제에 대한 실망감으로 쿠바를 탈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법무부 산하 국립난민위원회(Conare) 자료를 기준으로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베네수엘라가 1만7천866만으로 가장 많고 쿠바가 2천377명으로 뒤를 이었다.
쿠바 난민들은 브라질 입국 과정에서 중미 지역의 밀입국 조직인 '코요테(coyote)'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요테'는 쿠바인들로부터 돈을 받고 브라질 이주를 알선하는 이른바 '밀입국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호라이마주(州) 정부는 대규모로 밀려드는 베네수엘라 난민 때문에 치안과 보건위생이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며 연방정부에 잠정적인 국경 폐쇄를 촉구했다.
호라이마 주의 수엘리 캄푸스 주지사는 "호라이마 주에 체류 중인 베네수엘라 난민은 5만2천여 명으로 전체 주 인구의 10%를 차지한다"면서 "베네수엘라 난민 사태는 주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보고서를 통해 하루평균 800명의 베네수엘라 난민이 브라질로 향하고 있으며 적어도 몇 달간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UNHCR은 법적 지위를 갖추지 못한 베네수엘라인들이 착취와 인신매매, 폭력, 성폭행, 차별, 외국인 혐오 등에 노출돼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난민이 늘어나면서 호라이마 주에서는 현지 주민들과 충돌이 자주 벌어지고 있으며, 국경에서는 베네수엘라 난민의 입국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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