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촌서 조선왕비가 사용한 도장 '내교인' 2점 출토

입력 2018-04-16 09:27   수정 2018-04-16 10:38

서울 서촌서 조선왕비가 사용한 도장 '내교인' 2점 출토
길이 4㎝, 2㎝ 크기…"발굴조사 중 나온 사례는 처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조선왕비의 도장인 '내교인'(內敎印) 2점이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조사기관인 수도문물연구원(원장 오경택)은 발굴조사 중인 서울 종로구 통의동 70번지 유적에서 조선 후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교인 1점과 이보다 크기가 작은 소내교인 1점을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출토된 내교인은 가로·세로 각 4㎝, 높이 5.5㎝이며, 소내교인은 가로·세로 각 2㎝에 높이가 2.9㎝다.
두 점은 모양새가 거의 같다. 정사각형 도장에 '내교'라는 글자를 전서체(篆書體·중국 진시황이 제정한 서체로 도장에 많이 사용함)로 새기고, 그 위에 앞다리는 펴고 뒷다리는 구부린 동물 조각 손잡이를 얹었다.
수도문물연구원 관계자는 "손잡이 동물은 충견(忠犬)으로 짐작된다"며 "위로 솟은 꼬리와 목까지 늘어진 귀에는 세밀한 선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교인의 손잡이 동물이 정면을 보고 있다면, 소내교인 동물은 고개를 약간 위로 향했다"고 덧붙였다.



내교인은 조선왕실 유물을 관리·연구하는 국립고궁박물관에 두 점이 있으나, 발굴조사 중 출토된 사례는 처음이라고 조사단은 강조했다.
국립고궁박물관에는 동으로 만든 가로·세로 각 4.2㎝인 내교인과 가로·세로 각 1.9㎝인 소내교인이 있으며, 사자를 연상시키는 두 도장의 손잡이도 형태가 흡사하다. 도장과 함께 이를 보관하는 흑통(黑筒)이 남아 있다.
발굴조사가 진행된 통의동 70번지 유적은 경복궁 서문인 영추문(迎秋門) 서쪽에 있다. 조선시대에는 궁중의 어류와 육류, 소금 관련 일을 관장하던 사재감(司宰監)과 영조가 왕이 되기 전에 거주했던 창의궁(彰義宮)이 있었다고 전한다.
조사에서는 내교인 외에도 조선시대부터 근대에 걸쳐 지어진 건물지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20여 개소와 도자기 조각, 기와 조각이 나왔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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