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2조7천억원으로 전년비 40%↑…"현금 8천130억원 확보해 유동성 문제 없어"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지난해 6천억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작년과 재작년에도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낸 쿠팡이 결국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서 기업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질 전망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2조6천846억원, 영업손실 6천38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0.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도 13% 늘었다.
쿠팡은 700만종 이상으로 늘어난 로켓배송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물류 인프라 확장과 재고 확대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손실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손실률은 2016년 30%에서 2017년 24%로 개선됐다.
하지만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쿠팡은 작년 말 기준 약 2천610억원 규모의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쿠팡 관계자는 "지금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출을 키워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손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지만, 현재 증자 등을 통한 현금 보유액이 8천130억원에 달해 유동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단기금융상품 잔액이 3천30억원에 달했는데, 올해 들어 미국 법인이 보유한 기존 투자금 중 약 5천100억원을 증자 형태로 한국법인 자본확충에 사용해 현재 현금성 자산 보유액이 8천130억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쿠팡이 미국법인을 통해 투자받은 자금 중 약 4억 달러(약 4천300억원)는 블랙록, 피델리티, 웰링턴 등 글로벌 투자회사에서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이번 자금투자를 바탕으로 2020년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의 작년 말 기준 재고자산은 2천884억원, 재고회전율은 연 12회에 달한다.
쿠팡은 고객 호응도가 높은 로켓배송을 위해 매일 수백만 개의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전국 54개 물류 네트워크를 최근 완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700만종 이상의 로켓배송 상품을 갖추고 있으며 4월 현재 4천억원 규모의 상품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쿠팡의 고객은 수백만 가지의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매일 자정까지 주문하면 99.7% 하루 이내에 바로 받아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품질의 상품 구색을 확대하는 한편 빠르고 편한 로켓배송과 결합해 최고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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