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참고인 조사 마쳐…이르면 내일 정식 수사 여부 검토
대한항공 직원 "사람 없는 쪽으로 유리컵 던져" 진술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조현민(35) 대한항공 광고담당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의혹을 들여다보는 경찰이 문제가 된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이 사건을 내사 중인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 주말 대한항공 측 관계자를 조사한 데 이어 현장에 있었던 광고대행업체 관계자 등을 오늘 오전 9시 30분부터 불러 조사했다"고 16일 밝혔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광고 관련 회의에서 광고대행업체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자 소리를 지르면서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업체 직원은 총 8명으로 전해졌다. 피해 당사자로 2∼3명이 언급되는 가운데 경찰은 이날 7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직원의 얼굴에 물을 뿌린 것인지 아니면 컵을 바닥에 던져 물이 튄 것인지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했다.
앞서 현장을 목격한 대한항공 직원을 불러 조사한 경찰은 "조 전무 앞에는 유리컵이 있었는데 사람이 없는 쪽으로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 전무가 (테이블 위의) 유리컵을 밀쳤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런 진술은 회의 도중 언성이 높아져 물이 든 컵을 바닥으로 던졌다는 대한항공 측 설명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건이 알려진 직후 대한항공은 "직원 얼굴을 향해 물을 뿌렸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능하면 내일까지 광고대행업체 직원에 대한 조사를 마칠 예정"이라면서 "진술을 모두 들은 뒤 정식으로 수사에 나설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 전무에게 특수폭행과 폭행 중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법리 검토 중"이라면서 "피해자 조사 및 증거물 확보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오후 입장자료를 내고 "경찰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현민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지난 15일 직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에 저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를 받으시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는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 만에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
y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