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윤순진 교수, 한목소리로 환경 중요성 강조
(일본 가나자와시(市)=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무절제한 삶을 계속 살게 되면 이번 세기 안에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주 불편한 진실을 알고 조금 불편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16일 시민단체 환경재단의 크루즈 프로그램인 '그린보트'가 부산을 출항해 일본 가나자와시(金澤市)로 항해 중인 가운데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선상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린보트는 환경·인권·역사·문화·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게스트들과 함께 일주일간 함께 배에서 생활하며 강연을 듣고 체험활동을 하는 크루즈 프로그램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가나자와·후쿠오카(福岡)를 거쳐 18일 다시 부산으로 돌아오는 6박 7일의 여정으로, 연합뉴스는 이번 일정을 동행 취재한다.
13일 선내에서 열린 최 교수의 강연에는 100여명의 탑승객들이 몰렸다. 최 교수는 2013년 개원한 국립생태원의 초대 원장을 역임한 생태학자다.
최 교수는 "우리는 문명을 만들었지만, '스스로 갈 길을 재촉하는 어리석은 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무절제한 삶으로) 인간이 사라지면 동물들에게 지구는 살기 편한 동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진실은 점점 더 우리에게 불편하게 다가온다"며 "불편한 진실을 이겨내는 방법은 내 삶을 조절하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문제라면 나부터 차를 타지 않고 걷는 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소비자들은 환경을 고려하는 현명한 소비를 보여줘야 한다"며 "소비자가 벌레가 먹은 과일을 찾는다면 농부들이 농약을 덜 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스트로 배에 탑승한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역시 15일 열린 선상강연에서 "개개인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교수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을 찾아서 구매하고, 전기 난방용품을 쓰지 않아야 한다"며 "효율이 높은 제품을 골라서 사는 행위 자체가 좋은 기업을 지지하는 '경제 투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산화탄소를 선진국보다 적게 배출한 국가가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에 더 심각하게 노출됐다"며 "이를 '기후 불의(不義)'라고 부른다. 우리가 모두 기후변화의 동등한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강연자인 최강욱 변호사는 "기후변화는 모든 사람이 가해자가 될 수 있는 문제"라며 "누구의 책임인지를 찾기보다 인류 공동의 인권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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