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없어진 제주에 5년간 4천720억원 국비 지원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 제2공항 연계도로 건설에 수천억 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특별자치도 출범과 동시에 모든 국도가 지방도로 전환된 제주에 12년 만에 국비가 지원되는 셈이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실무협의를 거쳐 1단계 구 국도 도로건설 관리계획(2018∼2022)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1단계 계획에는 서귀포시와 제2공항을 잇는 현재 편도 2차선의 중산간도로 32.7㎞를 확장·포장하는 사업이 반영됐다. 전액 국비로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3천805억원이 투입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고속화도로 개념의 평화로로 진입하기 전까지 차량정체가 발생하는 제주시 노형로터리에서 무수천 구간을 우회하는 도로 4.7㎞도 건설된다. 도평동에서 광령까지 우회하는 이 도로 건설비는 국비 350억원과 지방비 380억원이다.
서귀포시 도심 차량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서귀포여중에서 삼성여고 간 우회도로 4.3㎞를 신설한다. 사업비는 국비 437억원과 지방비 400억원이다.
평화로 우회도로와 서귀포시 도심 우회도로에 투입되는 지방비는 모두 토지와 건물 등에 대한 보상비로 쓰인다.
제주시 와산∼선흘 간 중산간도로 중 선형이 불량한 구간을 개선하기 위해 3.6㎞를 신설한다. 국비 128억원이 투입된다.
이들 4개 사업에 투입되는 전체 국비 규모는 4천720억원이다.
도는 애초 교통 애로구간과 제2공항 연계도로 등 7개 구간 65.1㎞에 국비 7천527억원을 요청했으나 이번에 모두 반영되지 않았다.
이번에 제외된 사업 중 제주시와 제2공항 연계도로인 번영로 대천동사거리에서 비자림로, 금백조로로 이어지는 14.7㎞ 노선, 2천675억원 사업은 제4차 국가 지원 도로건설계획(2021∼2025)에 반영된다.
동(洞) 지역 일주도로 중 제주시 신광로터리에서 도두동 간 6차로 확장사업과 일주도로 민속 오일장입구 입체교차로 건설사업은 국토부에서 수립하는 대도시권 혼잡도로 계획에 포함된다.
중산간도로인 동명∼애월, 상창∼금악, 봉개∼선흘, 선흘∼수간구간과 지방도인 남조로(의귀∼조천)와 한창로(한림∼동광) 구간 확장·포장사업은 2023년 이후 계획에 반영하는 것으로 협의가 끝났다.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이하 제주특별법)에 따라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며 국도가 모두 지방도로 전환되자 정부는 도로 건설과 관리에 대한 지원을 일절 하지 않았다. 이후 10년 만에 제주특별법이 개정돼 2016년부터 제주 지방도에 대한 국비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도는 이에 따라 2015년 12월부터 2017년 9월까지 구 국도 도로건설·관리계획 수립용역을 시행하고, 전략환경평가를 거쳐 이번 계획을 마련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구 국도 신규 건설비가 반영된 것은 12년 만이다"며 "구 국도에 대한 지방비 부담이 없어져 날로 가중되는 교통난에 빨리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교통 혁신에 이은 도로교통 혁신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며 "정부 차원의 구 국도 도로건설 관리계획의 최종 확정은 도민의 교통과 생활편의 증진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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