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75만 명 참가"…분리주의 지도자들 석방 요구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카탈루냐 분리주의 지도자들을 석방하라."
수십만 명의 시위대가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구속 상태로 조만간 '반역죄'로 재판을 받게 될 9명의 카탈루냐 분리주의 지도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바르셀로나 도심 파라렐 애비뉴 거리를 따라 가두시위에 나서 "정치적 구속자 석방"과 "권리와 자유", "민주주의와 단결" 등을 요구했다.
시위는 카탈루냐 분리주의 지도자들이 공공자금 유용 및 폭동 교사, 반역 등 혐의로 투옥된 이후 6개월 만에 진행됐다.
구속된 지도자들은 분리독립 추진 과정에서 '폭력적 봉기'를 주도한 혐의로 3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노란색 리본을 달았다.
구속된 지도자들과의 연대를 내세우기 위한 것이다.
지도자들이 분리 독립을 주장하다 정치적으로 수감됐다는 게 시위대의 입장이다.
스페인 법무부장관 라파엘 카탈라는 노란색 리본을 '모욕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스페인에는 정치적 수감자는 없으며 다만 "수감돼 있는 정치인은 있다"고 주장했다.
카탈루냐 자치경찰 '과르디아 우르바나' 측은 31만5천 명이 시위에 나섰다고 말했다.
시위는 풀뿌리 독립단체 카탈란국민회의(ANC)와 옴니움이 주도했다.
이들 단체의 대표들은 수감돼 있는 상태다.
시위 참가자가 75만 명에 달했다고 이들 단체는 주장했다.
버스 수백여 대가 바르셀로나 부유층 거주지인 북동부 지역 주민들을 실어날라 시위에 참여하도록 했다.
스페인 최대 노조인 CCOO와 UGT의 카탈루냐 지부가 시위를 후원했다.
시위는 최근 독일에서 체포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 대해 독일 법원이 석방을 결정, 스페인 송환을 거부한 지 10일 만에 일어난 것이기도 하다.
시위대는 "푸지데몬! 대통령!"이라고 외쳤다.
푸지데몬은 트윗에서 이번 시위에 대해 "위대한 시민 민주주의 시위"라며 "유럽인들은 평화와 자유가 보장되고 두려움 없는 곳에서 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푸지데몬 측 대변인 엘사 아르타디는 "200만 명의 카탈루냐 사람들을 대변해 정치적 이념을 수호한다는 이유로 모두 16명이 감옥에 갇혔거나 추방된 상태"라고 말했다.
시위에 참여한 IT 전문가 알렉스 데 페레르(50)는 "분리주의 지도자들을 감옥에 가두는 것은 분리주의자들을 더 많이 만들어 낼 뿐"이라며 시위 가담 동기를 설명했다.
스페인 정부는 푸지데몬 전 수반에 대해 반역 등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유럽연합(EU) 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를 추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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