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등 "공습 적절" 지지…일부는 러시아 눈치 보며 소극적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미국 주도의 시리아 공습에 대한 대응을 놓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간에 이견이 불거지고 있다.
공습에 가담한 영국,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등은 이번 공격이 적절했다는 반응인 반면 일부 국가는 러시아의 눈치를 살피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AFP통신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 EU 외교장관들이 16일(이하 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열고 공동 전선을 모색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 서방 3국 연합군이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을 공습하자 독일은 곧바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직접 성명을 내고 "동맹국인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책임을 다한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른 EU 회원국 반응은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하면 뜨뜻미지근한 상황이다.
이에 EU의 공식 성명은 공습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내용을 담지 못하고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부에 의한 화학무기 공격을 중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식으로 어정쩡한 스탠스를 보이는 데 그쳤다.
이처럼 일부 EU 국가들이 공습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은 러시아가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라도 할 경우 상당수 국가가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특히 불가리아, 헝가리 등은 천연가스와 원유 공급 등을 러시아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공습 직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시리아에서의) 위험하고 무분별한 행동은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러시아는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시도 사건과 관련해서도 EU 회원국 간 이견을 교묘하게 이용하려 했다고 AFP통신은 설명했다.
당시 영국을 제외한 27개 회원국 가운데 24개국은 영국을 지지하며 러시아 대사를 추방하거나 자국 대사들을 러시아에서 소환했지만 3개국은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
EU의 한 외교관은 "모두 같은 문제를 접하고 똑같이 팩트를 해석하고 있지만 대응 형태까지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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