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 러시아의 소셜미디어 통한 '허위정보 유포' 대비
"러시아 공격, 앞으로 2∼3주가 최대 위협"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러시아가 지난 주말 시리아 공습을 주도한 미국과 영국을 겨냥해 사이버전쟁을 개시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16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가 현재 사이버상 '정치 공작'에 관여하고 있다고 이 매체에 밝혔다.
또 다른 영국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와 연계된 트위터 '봇'(bot) 계정들이 며칠 내로 영국을 공격 목표물로 삼을 것인지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봇은 설계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으로 트윗하는 계정을 말한다.
미 국방부의 데이나 화이트 대변인도 이날 "러시아의 허위정보 작전이 이미 시작됐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러시아 트롤(trolls)이 2천%나 급증했다"고 말했다.
트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분쟁을 조장하는 글이나 댓글을 의도적으로 남기는 행위 또는 이를 작성하거나 보내는 사람을 일컫는다.
영국 정부 소식통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지난 14일 합동으로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 3곳을 공습한 이후 온라인상 러시아발 트롤 수가 20% 증가했다는 미 국방부 분석을 확인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도 이날자 보도에서 영국 정부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미국 동맹국들이 시리아를 미사일로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있는 해커들이 이미 영국에 '중단 사태'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컴퓨터 네트워크 침투를 시도했다고 보고 있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주요 사이버 공격 목표물로는 공항과 철도 시스템, 병원, 수자원·전력·가스 공급 시설, 은행 등 국가 기반시설이 거론된다.
영국 정보당국 수뇌부는 러시아 정부 지원을 받는 해커들이 영국 장관들과 의원들, 다른 고위직 인사들에 대해 허위정보를 유포할 가능성도 있다고 믿고 있다.
대테러리즘 전문가인 마이클 클라크 교수는 "러시아가 군사적 대응 방안을 선택하지 않는 대신 사이버전을 벌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2∼3주가 러시아 공격의 최대 위협이 될 것"이라고 익스프레스에 말했다.
시리아의 최대 동맹인 러시아는 서방의 이번 공습을 두고 이미 경고를 보낸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날 크렘린 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서방의 공습을 "불법적 행동"이라 규정하고 "유엔 헌장을 위반하는 그러한 유사 행동들이 지속할 경우 이는 불가피하게 국제관계의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또 중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시리아에 대한 크루즈 미사일 공습 강화에 거듭해서 경고를 했다고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BBC에 전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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