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통영지청 발령 부당개입 혐의…사무감사 개입 의혹은 제외
조사단 "사무감사 부분 직권남용 해당 안 돼"…법원, 18일께 구속여부 결정할 듯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검찰이 후배 여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까지 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1월 29일 안 전 검사장 의혹이 폭로된 지 77일 만이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16일 안 전 검사장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이 2015년 8월 인사담당자에게 성추행 의혹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를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부당하게 발령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4년 4월 서 검사가 근무하던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대한 표적감사가 있었고, 여기에 안 전 검사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은 혐의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사단 관계자는 "(2014년 사무감사에서) 표적감사라든가 안 전 검사장의 (사무감사에) 관여했다는 것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가 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 전 검사장은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0년 10월 30일 한 검사의 부친 장례식장에서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는다. 서 검사는 당시 법무부장관을 수행한 안 전 검사장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 검사가 사건 후 6개월 이내에 고소하지 않아 처벌할 수 없었다. 이에 조사단은 서 검사에 대한 2014년 사무감사와 2015년 통영지청 발령과정에서 안 전 검사장의 부당한 개입이 없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했다.
서 검사는 2014년 4월 서울고검이 진행한 수원지검 여주지청에 대한 사무감사에서 안 전 검사장의 개입으로 부당하게 사무 지적을 당하고, 검찰총장 경고까지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2015년 8월 창원지검 통영지청 발령에도 안 전 검사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 검사는 당시 검찰 인사를 책임지는 검찰국장으로 재직하던 안 전 검사장이 영향력을 행사해 통상의 관행에서 벗어난 인사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법무부 검찰국과 검찰국 출신 검사 2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서 검사에 대한 인사자료를 확보했다. 또 전문수사자문위원을 위촉해 2014년 사무감사 자료에 대한 전수조사에도 나섰다.
조사단은 안 전 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정하기 위해 양창수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는 수사심의위원회에 구속 및 기소 여부에 대한 판단을 맡겼고, 심의위가 '구속 기소' 의견을 내면서 이에 따르기로 했다.
법원은 이르면 18일 오전 안 전 검사장을 불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나 다음날 새벽에 결정될 전망이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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