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베이징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채비'의 주연배우 고두심이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UME국제극장에서 중국 관객들과 만났다.
고두심은 이날 영화 상영이 끝난 뒤 관객들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영화와 자신의 연기인생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갈등으로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내려진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밤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체 좌석 150석이 가득 찼다.
고두심은 어머니 역할을 많이 맡아왔는데 이번 영화는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어머니 역을 많이 했고, 작품 속 아들딸들은 대부분 큰 인물이 됐다"면서 "이번 영화는 장애인 자식을 둔 시한부 어머니를 주제로 한 영화고 가정의 중요성을 잘 표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두심은 영화가 너무 감동적이었는 데 평소에도 장애인 어머니 역할을 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한국 어린이 재단의 일원으로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도 많이 해봐서 연기에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하지만, 연기하면서 마음이 아주 아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중국 영화에 출연할 생각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여러분이 불러준다면 기꺼이 달려올 수 있다"면서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중 중국과 한국영화가 가장 호흡이 맞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한국영화가 베이징영화제에 많이 초청됐으면 좋겠다"고 흔쾌히 대답했다.
김현석 감독의 영화 채비는 장애아들을 두고 먼저 세상을 떠야 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이날 영화를 본 중국 관객들도 배우들의 절절한 연기에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5일 개막한 베이징영화제는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와 '그 후',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김현석 감독의 '아이 캔 스피크' 등 총 7편의 한국영화가 상영 중이다.
사드 갈등으로 지난해 베이징영화제에 한국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되지 못한 가운데 2년 만에 중국 관객들에게 선을 보인 한국영화 대부분 연일 매진 행렬을 이어가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 영화업계 관계자는 "이번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의 예매율은 90%에 달한다"면서 "양국 간 문화교류가 거의 차단된 상태지만, 중국 관객의 한국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있고, 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간 공감대가 형성되는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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