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니캅(눈만 내놓고 베일로 얼굴 전체를 가리는 아랍 이슬람권의 여성복식)을 벗고 공개 석상에서 얼굴을 드러낸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장관의 옷차림을 놓고 찬반 논란이 가열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현지 언론 보도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하야 알아와드 교육부 여성담당 차관은 최근 니캅 대신 히잡을 쓰고 리야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했다.
두 복식 모두 여성의 노출을 가리지만, 히잡은 니캅과 달리 머리카락과 목만 덮고 얼굴 전면은 밖으로 내놓는 형태다.
사우디에서 둘 중 어느 복식을 택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종교적으로 보수 성향일수록 얼굴을 포함해 사실상 신체 전부를 가리는 니캅을 선호한다.
이 모습이 공개되자 일부 보수적 네티즌은 종교, 사회적 전통을 어겼다면서 SNS를 통해 강하게 비난했다.
히잡도 종교적 관습에 어긋나는 복장은 아니지만 그간 니캅을 입었던 여성 고위인사가 적절한 설명없이 이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그 '변심'에 이의를 심각하게 제기했다.
일부는 알아와드 차관에게 욕설하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런 비판 여론에 대한 반론도 거셌다.
사우디 시사평론가 사우디 알무사이비는 이날 현지 언론에 "여성 공직자의 모든 사안을 트집 잡아 대중을 선동하려는 이들이 있다"면서 "컴퓨터 뒤에 숨어 이런 야비한 시도를 하는 자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여성 블로거 하툰 카드히는 자신의 블로그에 "알아와드 차관은 잘못이 없으므로 해명할 필요도 없다"면서 "계속 밀고 나가 그를 비하하는 네티즌을 모조리 고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사우디에선 지난해부터 운전 허용, 축구장 입장, 창업 허가 등과 같이 여성의 권리를 정상화하는 조치가 잇따라 이뤄졌다.
이런 흐름에 맞춰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긴 통옷), 히잡 등 전통적인 여성 복장도 자율화해야 한다는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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