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원조 연하남' 지현우(34)가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살인소설'(김진묵 감독)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의 영화 출연은 2011년 'Mr.아이돌' 이후 7년 만이다.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지현우는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연기와 캐릭터여서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살인소설'은 지방선거에 나설 집권 여당 후보로 지목된 경석(오만석 분)이 유력 정치인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애인과 함께 별장에 들렀다가 수상한 청년 김순태(지현우)를 만나 곤경에 빠지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지현우는 선과 악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청년 순태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별장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마치 한 편의 연극처럼 펼쳐진다. 특히 정치인과 인간 본성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아 블랙코미디 성격도 짙다.
지현우는 "부패한 정치인을 향한 감정을 담은 작품"이라며 "국민을 위해 일해주길 바라며 뽑았는데 알고 보니 부패한 사람이었을 때, 그런 사람들에게 욕하고 싶은 마음을 영화가 대신 담은 것 같다"고 소개했다.
주연인 지현우는 극 중 상당한 분량의 대사를 소화한다. 특히 얼굴에 미소를 지은 채 상대를 향한 신랄한 대사를 퍼붓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기타리스트 출신인 지현우는 대본을 통째로 직접 써보면서 대사를 외웠다고 한다. "다소 무식한 방법이긴 하지만, 제가 원래 대본을 손으로 직접 써보는 습관이 있어요. 그러면 마음도 차분해지죠. 음악을 할 때는 하루 8시간씩 연주 연습을 했어요. 메트로놈에 맞춰 느리게, 혹은 빠르게 연주를 하다 보면 자기 속도를 찾는 것처럼, 대사 역시 템포를 제가 조절할 수 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지현우는 그동안 '도둑놈, 도둑님' '원티드' '송곳' 등 다양한 드라마에 쉬지 않고 출연해왔다. 반면, 스크린 행보는 뜸했다.
"영화는 출연 안 한 게 아니라 못한 게 맞는 것 같아요. 영화는 배우가 티켓파워가 있어야 하는데, 20대 때 제가 보여줬던 이미지는 솔직히 연하남 이미지가 강했고, 장르적으로도 로맨틱 코미디 위주였죠. 그런 면에서 최근 한국영화 트렌드와 제 이미지가 맞지 않을 거라는 우려가 있었던 것 같아요."
지현우는 2004년 KBS 2TV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까칠한 이미지의 지 PD로 등장,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어 미혼 도시 여성들의 고민과 사랑, 삶을 그린 SBS '달콤한 나의 도시'(2008)에 출연하며 연하남의 대표주자로 각인됐다. 지현우는 최근 정해인·손예진 주연의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면서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그는 "연하남 역을 맡기에는 제 나이가 벌써 30대 중반"이라면서 "나이가 들수록 관객이 허용할 수 있는 폭이 좁아지는 것 같다. 그래도 작품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현우는 연애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20대 때는 연애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겁이 없고, 자신감이 넘쳤어요. 뭔가를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았죠. 하지만 30대가 되니 겁도 많아지고, 연애 감정 역시 잘 안 생기는 것 같아요. 일 욕심 때문인지 연애 세포가 죽었다고나 할까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도 들고요. 주변 지인들이 대부분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을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을 더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은 큰 것 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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