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방불한 알아사드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 최고등급 수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에게 과거 수여했던 훈장을 박탈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라크루아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 궁은 알아사드에 대한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훈장 취소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2001년 부친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직후 프랑스를 방문했다.
자크 시라크 당시 프랑스 대통령은 당시 35세였던 알 아사드가 아버지대의 독재정치를 종식하고 민주적이고 온건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그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의 최고등급인 '그랑크루아'(Grand Croix·대십자) 훈장을 수여했다.
하지만 엘리제 궁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영국과 함께 시리아의 화학무기 시설들을 공습한 뒤 알 아사드에 대한 서훈 취소작업에 착수했다.
알 아사드는 시리아의 반군 지역에 수차례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해 수많은 민간인과 어린이들을 숨지게 한 배후로 지목됐다.
프랑스의 위상을 높이거나 인류 보편가치 증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명예훈장인 레지옹도뇌르는 매년 3천 명가량이 받는데 이 중 400명 가량이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이 훈장을 받으려면 프랑스의 명예를 높이거나 인권증진이나 언론의 자유 등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아야 한다.
레지옹도뇌르 서훈 취소는 프랑스 대통령의 고유권한으로, 프랑스 정부는 종종 훈장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 물의를 일으키거나 비도덕적인 일에 연루됐을 때 서훈을 취소하고 있다.
프랑스는 영화계에서 다수의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를 받는 할리우드의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에 대한 레지옹도뇌르 서훈을 최근 취소했다. 앞서 사이클 영웅이었다가 약물을 오랫동안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랜스 암스트롱의 서훈도 취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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