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기 9천m 상공서 엔진 터져 불시착…1명 사망·7명 부상(종합3보)

입력 2018-04-18 11:28   수정 2018-04-18 16:00

미 항공기 9천m 상공서 엔진 터져 불시착…1명 사망·7명 부상(종합3보)

동체 구멍 난 채 비상착륙…"기체 밖으로 승객 빨려 나갈 뻔"
사망자는 두 아이 엄마인 웰스파고 임원…출장서 돌아오는 길에 참변

(로스앤젤레스ㆍ서울=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권혜진 기자 = 미국 뉴욕에서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던 미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가 운항 도중 엔진이 터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불시착했다고 AP통신과 미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로버트 섬월트 회장은 "승객 한 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미국 항공기 사고로는 2009년 이후 처음 사망자가 발생했다.
승객 중 7명은 경상을 입었다고 필라델피아 소방국이 전했다.



승객 143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사우스웨스트항공 1380편 보잉 737 여객기는 미 동부시간으로 이날 오전 11시께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출발해 댈러스 러브필드 공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승객들은 이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3만 피트(9천100m) 상공을 운항하던 도중 왼쪽 날개 엔진이 터지면서 작동을 멈췄다. 엔진 파편이 튀면서 창문이 깨졌고 기내 기압이 급속도로 떨어졌다.



탑승자 마티 마르티네스는 페이스북에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는 승객들의 모습을 올렸다.
그는 "우리 비행기에 뭔가 잘못됐다. 추락하고 있다. 비상착륙이다. 뉴욕에서 댈러스로 가는 사우스웨스트항공!"이라고 올렸다.
다른 탑승객 맷 트랜친은 NBC뉴스에 "이륙 후 20분쯤 지났는데 폭발음을 들었다. 금속파편이 창문을 때렸다. 비행기가 수직으로 100m 하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산소마스크가 내 눈앞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17E 좌석에 앉은 트랜친은 자신의 앞쪽 세 번째 좌석에서 창문이 깨졌고 여성 승객이 다친 걸 알았다고 말했다. 주변에 핏자국이 보였다고 한다.
한 승객은 필라델피아 지역 NBC10 뉴스에 "한 승객, 여성인 것 같은데 신체 일부가 동체 밖으로 빨려 나갈 듯했다가 다른 승객들의 도움으로 끌어내려졌다"고 말했다.

제니퍼 리어든(43)이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비행기가 불시착한 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사망했다. 민간 상업은행인 웰스파고에서 지역사회관계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던 리어든의 사망 소식에 그가 사는 뉴멕시코 앨버커키 주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리어든은 이곳에서 20년 이상 지역사회관계 담당을 맡아 넓은 인맥을 자랑했다. 그는 두 아이를 둔 엄마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리어든은 뉴욕에 출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었으며 출장지를 떠나면서 페이스북에 남긴 "훌륭한 출장이었다"는 소감이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됐다.
수사나 마르티네스 뉴멕시코주지사도 나서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부상자 7명은 모두 경상이어서 병원으로 이송되지는 않았다고 필라델피아 소방당국은 밝혔다.
한편 비행기 동체에서는 구멍이 발견됐다고 NBC10 뉴스는 전했다.
비행기는 관제 유도를 받아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활주로에는 소방차가 출동해 소화 작업을 하면서 거품이 잔뜩 묻어있는 동체 모습이 포착됐다. 필라델피아 소방국은 부서진 엔진에서 항공유가 새 나왔고 작은 화재가 있었다고 말했다.
플라이트어웨어닷컴은 이 비행기의 경로가 뉴욕 남쪽에서 약 10㎞ 정도 비행하다가 필라델피아로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바뀌었다고 전했다.
게리 켈리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최고경영자(CEO)는 사고 비행기가 이틀 전 점검을 받았으며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켈리 대표는 이날 댈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비행기가 2000년 사들인 것으로, 마지막 점검일이 지난 15일이라고 밝혔다. 또 그동안 엔진 등이 문제가 된 적은 없으며 이번에 고장난 왼쪽 엔진은 2012년 11월에 점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항공청(FAA)과 NTSB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며 켈리 대표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알아내고, 점검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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