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조사 결과 발표…"환경적·인적 요인 등 조사 중"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군 당국은 경북 칠곡에서 지난 5일 발생한 공군 F-15K 추락사고에 대한 중간 조사결과, 기체 결함은 없었다고 밝혔다.
공군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까지 현장 조사와 블랙박스(비행기록장치) 분석을 진행한 결과, 항공기 결함은 없음이 확인됐다"며 "환경적 요인과 인적 요인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에 있는 공군 제11전투비행단 소속 F-15K 전투기 1대는 지난 5일 오후 공중기동훈련을 하고 기지로 돌아가던 중 칠곡 유학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전투기에 타고 있던 조종사 최모(29) 소령과 박모(27) 대위가 순직했다. 공군 F-15K 전투기 추락사고는 2006년 이후 12년 만이다.
공군은 "사고 직전까지 결함 관련 교신 내용이 없었으며 사고 발생 7분 전에도 임무 조종사가 항공기 점검을 한 결과, 엔진 작동 및 조종, 유압, 전기 관련 계통에 결함이 없었다"고 소개했다.
또 "현장 조사에서도 엔진 블레이드 점검을 한 결과, 사고 직전까지 엔진이 작동되고 있었음이 확인됐으며 사고기의 블랙박스 기록에서도 항공기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지난 7일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미국 제작사로 보내 블랙박스에 저장된 정보를 전송받아 분석작업을 했다.
사고 당시 F-15K는 안개 등으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 항공기 계기판과 관제사 유도 등에 의존해 비행하는 '계기 비행'을 하고 있었다. 전투기는 랜딩 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230노트(시속 약 426㎞) 전후의 속도로 착륙 경로에 진입하기 위해 선회하던 중 약 650m 고도의 유학산 8부 능선 암반에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기에 탑승 중이던 조종사 2명은 비상탈출을 위한 사출(ejection)을 시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 관계자는 "블랙박스에는 조종사 음성과 호흡 등이 녹음되는데 숨이 가빠지는 등 비정상적인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공군은 사고 직후 필수 작전 전력을 제외한 전 항공기의 비행을 중단하고 안전 조치를 한 다음, 지난 10일부터 F-15K를 제외한 기종의 비행을 단계적으로 재개했다.
공군은 사고기 기체 결함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F-15K 전투기 비행도 오는 19일 재개하기로 했다.
공군은 "비행 재개를 앞두고 지난 16일 F-15K 조종사를 대상으로 항공기 결함이 없음을 설명했고 심리안정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비정상 상황 발생 때 처치 절차, 운중(雲中) 비행 절차 등을 재교육하는 한편, 항공기 예방 점검을 거쳐 19일부터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비행에 나서는 F-15K 조종석에는 이건완 공군작전사령관(중장)이 탑승할 예정이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 재개 이후에도 명확한 원인 규명을 하도록 사고 조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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