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상한액 5만원으로 공연 티켓 구입 어려워…10만원으로 높여야"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제10대 한국메세나협회장으로 선출된 김영호(74) 일신방직 회장은 "문화예술 지원에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신임 협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청탁금지법의 취지는 좋지만 그것으로 인해 문화예술 지원이 위축되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청탁금지법이 규정하는 선물 상한액이 5만원이라 기업들이 문화공헌 사업으로 공연 티켓을 사려고 해도 어려움이 있다"며 "상한액을 10만원으로 올린달지, 제한을 아예 안 둘 수 있도록 향후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페라 등 순수예술 공연은 워낙 제작비가 많이 들어 표가 다 팔려도 적자인 구조"라며 "풀린 표라도 다 팔릴 수 있도록 기업들이 티켓을 구매해 임직원이나 고객들에게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임기 중 추진할 또 다른 중점 사업으로 기업 문화접대비 활성화를 꼽았다.
2007년 시행된 문화접대비 제도는 기업이 거래처를 위해 도서나 음반, 공연·전시·스포츠경기 관람권을 구입하면 기존 접대비 한도의 20% 범위에서 추가로 비용을 인정해 세제혜택을 주는 것이다.
김 협회장은 "기업 접대비 중 일부를 문화예술 분야로 유도해 예술소비 활성화에 기여하고 건전한 기업 접대문화 조성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예술계에 대한 직접 지원뿐 아니라 문화 소비를 활성화시켜 간접 지원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의지다.
법정 근로시간이 주당 52시간으로 단축되는 것에 대해서도 "기업가 입장에서야 부담스럽지만 직장인들이 퇴근 후 전시나 공연들을 접할 여력이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003년부터 한국메세나협회 부회장을 맡아 활동해온 김 협회장은 지난 2월 열린 협회 정기총회에서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그의 임기는 2021년 2월까지 3년이다.
미술 컬렉터로도 잘 알려진 김 회장은 현대미술, 현대음악 분야에 특히 관심이 많다.
1989년 '일신문화재단′을 설립해 음악, 미술, 건축, 연극 분야의 단체 및 예술가를 꾸준히 지원해 왔다.
2009년 일신방직 한남동 사옥에는 현대음악 전문공연장인 '일신홀'을 건립했으며 2011년부터는 일신작곡상을 신설, 현대음악 작곡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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