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실적에도 중도하차 충격…예견된 사태" 반응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18일 포스코[005490]는 아침 일찍부터 전해진 권오준 회장 사임 소식에 온종일 술렁였다.
특히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된 총수의 중도하차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재연되자 "이번 정부도 다를 바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날 권 회장이 임시이사회를 열어 사의를 표명한다는 사실은 대부분 포스코 임직원에게 충격이었다.
홍보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이사회 개최 소식을 접하고 사실 확인을 위해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포스코는 이사회 개최 이후 신임 회장 선임 절차를 상세히 설명한 보도자료를 냈지만, 권 회장의 사임 사유에 대해서는 건강문제를 거론했을 뿐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포스코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치권의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포스코 내부에서는 "이 정부도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는 기류도 감지됐다.
박근혜 정부의 민간기업에 대한 부당한 정치권력 행사를 문제 삼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회장이 중도하차한 것에 대한 실망과 냉소가 섞인 반응이었다.
권 회장 사임은 포스코가 최근 경영실적을 크게 개선한 가운데 불거져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포스코는 권 회장 취임 전 2000년대 후반부터 확대한 신규 투자 사업이 조기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7조원을 넘던 연간 연결 영업이익이 2조원대 중반까지 떨어지는 등 창사 이래 최악의 경영 위기를 겪었다.
권 회장은 2014년 3월 취임 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고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구조조정 마무리와 새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5% 증가한 4조6천21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공적인 구조조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예견된 사태가 벌어졌다는 반응도 있다.
권 회장 교체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해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포스코는 겉으로는 교체설에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안팎으로는 정치권과 검찰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최근 황창규 KT[030200] 회장이 회사 임원들이 국회의원들을 불법 후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이후 사정당국 동향에 더 신경 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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