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퇴치가능하나 당연하지 않아" 1조원 추가 쾌척
영국 정부·세계기금·제약사 등도 잇따라 투자 확대 공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세계 지도자들이 말라리아 확산을 우려하며 이를 막기 위한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고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영국 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주 빌 게이츠는 18일 런던서 열리는 '말라리아 정상회의'에 앞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역사는 말라리아에 관한 한 현상유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면서 (말라리아와 싸움에서) 전진하거나 아니면 말라리아가 다시 기승을 부릴 위험을 맞닥뜨리게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게이츠는 "그것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고 궁극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질병이지만 진전을 이루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다"라며 "오늘날이 전환점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빌 앤 멜린다 재단을 통해 말라리아 정상회의를 공동 주관하고, 2023년까지 말라리아 종식을 위한 연구 개발에 추가로 10억 달러(약 1조683억원)를 내놓겠다고 약속하는 등 말라리아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이날 런던에서 열린 영국연방(Commonwealth·이하 영연방) 정상회담에서도 영국과 기관, 기업들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했다.
영국은 향후 3년 동안 연간 5억 파운드(약 7천636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재확인했다.
'에이즈, 결핵 및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세계기금'(이하 세계기금)도 말라리아로 고통받는 46개국에 오는 2020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1천364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또한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노바티스도 말라리아 연구개발비를 각각 2억5천만 달러(약 2천670억원)와 1억 달러(약 1천68억원)로 늘린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말라리아 감염과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2016년 일부 지역에서 말라리아가 기승을 부리며 감염 사례가 늘었는데 이는 최근 10년 사이에 기록된 첫 증가세였다.
그해 말라리아 감염 사례는 전 세계 91개국 2억1천600만건으로 전년보다 500만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말라리아가 줄거나 안정을 되찾았지만, 미 대륙과 동남아시아, 서태평양, 아프리카에서는 감염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프리카는 말라리아 감염 사례의 90%를 차지하며 사망자의 91%도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한다.
보건전문가들은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와 기생충이 말라리아 예방약과 살충제 등에 대해 저항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10년 이후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기금 모금이 정체됐고, 기후변화와 분쟁도 말라리아를 악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