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세력 핵심' 군에 정치개입 간접 경고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국방의 날'을 맞아 테헤란에서 열린 열병식을 참관하고 "자주국방을 위해 우리 군이 필요한 모든 무기를 만들겠다"고 연설했다.
서방이 요구하는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을 다시 한 번 일축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 제한과 국제 감시를 포함하는 내용으로 핵합의를 수정하지 않으면 이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유럽 측도 핵합의를 유지하려면 이란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압박한다.
로하니 대통령은 "침략자(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들이 우리 주변에 도사리면서 불법적으로 중동 여러 나라의 내정에 간섭한다"면서 "이들을 방어하고 침투를 무산시킬 억제력을 군이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은 이웃 국가와 우호적으로 지낸다는 게 외교 정책의 원칙이고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쿠란은 힘을 가져야 평화가 가능하다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강대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아랍 국가들에 무기를 팔아 그들의 자원을 강탈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들이 판 무기는 중동에 자주국방과 관계없을 뿐 아니라 이란과 같은 강국을 위협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은 정치 게임에 들어오지 않고 고(故) 이맘 호메이니(이슬람혁명 지도자)의 뜻에 따라 군은 잘 운영돼왔다"면서 군의 정치개입을 간접적으로 경고하고 "사회와 국가의 부패에 연루된 군 장성도 하나 없었다"고 말했다.
군은 로하니 정부의 경쟁 세력인 보수파의 핵심이다.
이란군은 이날 열병식에서 저공으로 나는 미사일과 비행체를 요격할 수 있는 신형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카민-2'를 공개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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