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 기술력이 대형화 뒷받침"…작년 UHD가 FHD '첫 역전'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국내에서 판매되는 TV의 화면이 최근 7년 만에 평균 10인치나 커지는 등 급격히 대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65인치 TV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75인치 이상 TV 판매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현상은 초고화질·초대형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입지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연도별로 국내에서 판매한 TV의 화면 크기를 자체 조사한 결과 2010년에는 평균 44.5인치였으나 지난해에는 54.0인치로 10인치 가까이 커졌다.
1년에 1인치 이상 커진 셈으로, 7년 전만 하더라도 '초대형'으로 여겨졌던 55인치 TV가 지금은 평균 크기가 됐다.
그러나 가격은 55인치 제품의 경우 2010년에는 500만∼600만원에 달했던 것이 최근에는 초고화질 제품도 최저 200만원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사치품' 꼬리표를 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판매 TV의 화면 크기 변화는 LG전자 등 다른 업체도 비슷한 양상일 것"이라면서 "특히 우리나라와 북미 시장에서 최근 몇 년간 TV 대형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TV 시장에서는 55인치 수요층이 65인치 이상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65인치 이상 TV 시장 비중이 2016년 18%에서 작년 31%로 확대된 데 이어 올해는 65인치 판매가 55인치를 처음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들어 1월 한 달간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국내 판매 대수가 전달에 비해 1.5배,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나는 등 75인치 이상 시장도 동반 성장하는 추세다.
이처럼 TV 시장이 대형화 양상을 보이는 것은 화질 기술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0년대 초반에도 메이저 업체들이 글로벌 가전전시회에서 70인치 이상의 초대형 TV를 선보였지만 화질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초고화질(UHD) 기술이 일반화하면서 시장 판도는 급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전문업체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TV 시장에서 UHD(화소수 3840x2160) TV 판매 대수가 약 7천890만대로, FHD(1920x1080) TV(약 6천620만대)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올해는 UHD TV 판매(약 1억70만대)가 1억대를 돌파하며 FHD TV(약 5천480만대)의 2배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 세계 75인치 이상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50%와 10% 수준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면서 "저가의 중국 제품과 일본 소니의 부활 등이 위협 요인이지만 당분간은 '메이드 인 코리아'가 위력을 떨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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