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대통령 "두달후 조기 대선·총선"…국가비상사태 중 시행(종합)

입력 2018-04-19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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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 "두달후 조기 대선·총선"…국가비상사태 중 시행(종합)
에르도안 "6월 24일 대선·총선 시행하기로 결정"…"선거 이슈 빨리 해소돼야"
터키 언론 "경제 '빨간불'에 에르도안 지지율 하락 우려…선거 서두르는 것"
야당 "국가비상사태에서 선거 치를 수 없어…해제돼야"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경제 위기 우려 등으로 마음이 급해진 터키 대통령이 대선을 1년반 앞당겨 두 달후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데블레트 바흐첼리 '민족주의행동당'(MHP) 대표와 논의한 결과, 우리는 올해 6월 24일 일요일에 대선과 총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바흐첼리 대표는 작년 대통령제 개헌에 따라 내년 11월로 예정된 선거를 1년 3개월 가량 당겨 올해 8월에 치르자고 제안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바흐첼리 대표와 논의 후 시기를 더 앞당겨 당장 두 달 후 대선과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그는 역내 정세와 경제 상황을 들며 불확실성을 없애고자 조기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시리아 상황 전개가 빨라지는 이런 시기에 선거 이슈는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해야 하고, 거시경제 균형이나 대형 투자 같은 중요한 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터키 정치권에서 올해 여름에 조기 선거가 시행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이처럼 급박한 선거 일정 전개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일간지 휘리예트 등 터키 언론은 극심한 인플레이션, 공공·민간 부채 급증, 터키리라화 급락 등 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을 조기 선거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시리아 쿠르드 도시 아프린 군사작전으로 상승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기 전 선거를 끝내지 않으면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일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율에서 이미 경제 문제가 아프린 군사작전 효과를 잠식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전날 '8월 조기선거 제안'을 환영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선거를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시행하는 데에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터키의회는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MGK)를 거쳐 넘어온 국가비상사태 3개월 연장안을 의결했다.
야당은 국가비상사태 연장에 반대했으나 여당 '정의개발당'(AKP)과 이에 동조하는 MHP가 국가비상사태 연장안을 강행 처리했다.
뷜렌트 테즈잔 CHP 대변인은 "국가비상사태 통치하에서 선거를 치를 수는 없다"면서 의회가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터키에서는 1년 전 정치권력구조를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제로 바꾸는 개헌안이 불공정 투표·캠페인 논란 속에 51% 찬성률로 국민투표를 통과했다.
한편 터키 국방부는 군에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추종하는 비밀조직을 적발했으며, 조직원 3천명을 해임할 것이라고 관영 아나돌루통신이 보도했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2016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인 인사다.
누렛틴 자니클리 터키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며칠 안에 국가비상사태 행정명령 형식으로 관련자 3천명을 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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