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리히 신학 되새김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 = 서광선 지음.
민주화운동과 기독교 사회운동에 헌신한 서광선 목사가 자신의 신학 여정을 정리했다. 서 목사가 신학 학술지 '신학과 교회'에 연재한 '한국 기독교 정치사'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책이다.
서 목사는 일제 강점기 만주에서, 해방 후에는 북한에서 활동한 아버지 서용문 목사가 인민군에 끌려가 순교한 뒤 월남했다. 진해에서 미 해군에 입대해 통신병으로 복무한 그는 군 복무 중 미국을 방문해 해군 종합학교에서 공부하기도 했고, 제대 후에는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순교한 아버지를 두고 북한을 증오하는 보수 기독교인으로서 신앙인 삶을 시작한 그는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에서 사회 참여적인 신학을 공부하고 젊은 케네디 대통령과 마틴 루서 킹 목사 활동에 깊은 영향을 받으면서 변화를 겪게 된다.
귀국 후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민주화운동에 관여했고,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해직당한 뒤 다양한 경로로 민주화운동, 평화통일운동, 기독교 사회운동에 헌신했다.
책은 일제 강점기부터 2017년 박근혜 탄핵에 이르기까지 80여년 세월을 아우르며, 자신의 삶과 신학 여정을 짚는다. 일제 강점기 어린 시절 이야기 속에는 일제의 압제를 피해 만주지역에서 삶을 꾸려가던 조선인들의 모습, 일제와 북한 정권의 종교 탄압에 저항한 당시 기독교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6·25전쟁 이후 대한민국의 불안한 정치 상황, 보수 기독교 세력이 이승만 독재정권과 결탁하던 모습, 개신교 주요 교파가 분화한 과정, 한일협정과 4·19, 5·16 군사 쿠데타 같은 중요한 정치적 국면에서 한국 개신교가 보인 반응과 갈등도 압축적으로 서술한다.
이화여대 교수 재직 당시 서 목사가 직접 경험한 1970년대의 암울한 시대적 상황과 당시 개신교 반독재 투쟁진영의 활동들도 상세히 기술돼 있으며, 해직 이후 목사 안수를 받고 1980년대 해외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과 복직 후의 민주화 투쟁 과정도 자세하게 다룬다.
세월호 사건, 개성공단 폐쇄, 한일 위안부 협상,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최근 이슈와 이에 대한 원로 신학자의 비판적 시각도 볼 수 있다.
한울아카데미. 408쪽. 3만6천원.
▲ 틸리히 신학 되새김 = 김경재 지음.
한신대 교수를 지낸 김경재 목사가 20세기 대표 신학자 폴 틸리히의 신학을 50개 핵심 소주제로 정리했다. 틸리히 저서 '조직신학'의 원전 텍스트 50개를 선별해 각 챕터 앞에 제시하고 이를 동아시아 신학자의 시각에서 꼼꼼히 되짚는다.
여해와 함께 대화출판사. 560쪽. 2만8천원.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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