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인권상황 충격적…미 정부 예의주시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인권탄압에 우려를 표하며 그 연루자들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로라 스톤 미 국무부 부차관보 대행은 전날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대규모 구금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국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에 따라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9년 신장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鳥魯木齊)에서 한족 지배에 항거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후 중국 정부는 이 지역에 치안병력을 대폭 강화하고, 위구르 언어·교육· 종교 활동에 제한을 가하고 있다.
나아가 대테러 전쟁이라는 명분 아래 1천만 명에 달하는 신장 자치구 내 이슬람교도에 대해 대대적인 탄압을 벌여, 수만 명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국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은 인권탄압과 부패 혐의가 있는 전 세계 관료를 겨냥한 법으로, 제재 대상자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인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한다.
스톤 부차관보 대행은 "미국은 특히 신장 자치구에서 취재하던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 6명의 가족이 구금됐다는 소식에 우려가 크다"며 "이들 중 4명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2명은 미 영주권자"라고 밝혔다.
신장 자치구에서는 외국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외국 친척과 접촉했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스톤 부차관보 대행은 "강제수용소 등 신장 자치구의 상황에 대해 우리가 얻은 정보는 충격적"이라며 "중국 정부에 우리의 우려를 전달하고, 구금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칠 것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 공화당 의원들도 최근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가 신장 자치구를 방문해 강제수용소 실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국제 마그니츠키 인권책임법에 따라 중국 인권운동가 차오순리의 사망과 관련된 중국 베이징 공안국 관료 등 전 세계 개인과 단체 52개(명)의 제재 명단을 발표했다.
이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내정에 대한 간섭과 근거 없는 비판은 용납할 수 없다"며 "신장 자치구의 모든 민족은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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