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타이베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류정엽 통신원 = 중국군이 대만해협 일대에서 벌인 실탄 사격훈련을 하루만에 마쳤다. 훈련 규모를 줄였다는 관측도 나온다.
관영 중국중앙(CC)TV는 인민해방군이 18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자정까지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만 일대 160㎢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벌였다고 19일 보도했다.
훈련은 전자장비의 교란 속에 헬기 저공비행, 특정 해역의 공격항로 확보, 목표물 탐색 및 정찰, 해상 목표물 미사일 타격 등 전부문에 걸쳐 실전처럼 실시됐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중국군은 또 이 훈련과 동시에 대만 동부 해역에도 전략폭격기 훙(轟·H)-6K 두 대를 발진시켜 대만을 동과 서에서 공략하는 전술을 점검했다.
이번 훈련 장소가 대만 진먼(金門)도에서 6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대만군을 적잖이 긴장시켰지만 중국군이 실제로는 훈련 규모를 크게 축소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훈련 동향을 밀착 감시해온 대만 국방부는 일상적인 포격 연습에 불과했다며 중국군의 이번 훈련에 어떤 해군 함정도 동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초 최근 미국 밀착 행보를 보이는 대만 민진당 정부 내에서 급진적인 대만독립 주장이 불거져나오자 중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이번 훈련의 규모를 키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관영 참고소식망도 이번 훈련이 대만독립론을 와해시키고 미국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훈련 규모 확대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은 양안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번 훈련 규모를 줄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쉬궈융(徐國勇) 행정원 대변인도 "중국의 이번 훈련이 일상적인 훈련으로 규모가 매우 작았다"며 "2005년에도 중국군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규모의 훈련을 실시한 적 있었는데 이번엔 외부에 비쳐지기에 그 규모가 다소 과장됐다"고 말했다.
중국군의 훈련 축소에 따라 대만군도 이날 예정됐던 맞불 포격훈련을 취소했다.
현재 스와질란드를 방문 중인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즉각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외부 평가에도 관영 환구망은 포성이 대만 진먼도에도 들렸을 것이라며 이번 훈련이 대만독립 세력과 미국에 엄중한 경고 메시지이자 중국의 강대한 군사력을 대외 과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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