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피해 출국하는 日재무상·방위상…野반대에도 미국行(종합)

입력 2018-04-19 22:56   수정 2018-04-19 22:56

스캔들 피해 출국하는 日재무상·방위상…野반대에도 미국行(종합)

아베, 골프 라운딩에도 비판 목소리…"국민 이해 얻을 수 있겠나"
재무차관 성희롱 스캔들에 野 "아소 뿐 아니라 아베도 물러나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의 재무상과 방위상이 야당의 반대에도 미국행을 강행해 국내에서의 스캔들을 피하려고 꼼수를 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야권이 반대 목소리를 명확히 했음에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하고자 이날 오전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국회 회기 중 일본 정부 각료의 해외출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의 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대체로 이런 원칙이 지켜져 왔다.
아소 부총리의 G20 참석과 관련해 야권은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사무차관(18일 사퇴 발표)의 기자 성희롱 의혹과 사학스캔들과 관련한 재무성의 문서 조작 의혹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들어 반대했다.
아소 부총리가 끝내 미국으로 향하자 국회 운영위원회의 야권 수석 대표인 데즈카 요시오(手塚仁雄) 입헌민주당 의원은 "반대에도 아소 부총리가 미국으로 향했다. 극히 유감이다"고 비판했다.
아소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상도 야권의 반대를 무시하고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일일보고 문건 은폐와 자위대 장교의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폭언으로 궁지에 몰려 있다.
방위성은 이날 국회에 오노데라 방위상이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20~22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야권은 문건 은폐 의혹에 대한 해명이 우선이라며 반대했었다.
방위성 간부는 미국행을 강행한 것과 관련해 교도통신에 "매티스 장관이 기다리고 있다. 국회가 반대해도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외유'를 국내 정치의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은 미국을 방문한 아베 총리를 향해서도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는 북한 대응 논의와 통상 문제 협의를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그의 방미를 둘러싸고는 국내 정치의 위기 상황에서 반전을 노리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를 한 것에 대해서도 야권 내에서 사학스캔들이 한창인 상황에서 총리가 골프 라운딩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입헌민주당의 후쿠야마 데쓰로(福山哲郞) 간사장은 아베 총리의 골프 라운딩과 관련해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있겠나. 위화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일본 귀국길에 올랐지만, 그를 둘러싼 자국 내 정치 상황은 미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보다 더 악화한 상황이다.
전날 후쿠다 사무차관의 사퇴 발표 후 아소 부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가 거세지는 가운데, 야권에서는 이날 "아베 총리도 이 문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쓰지모토 기요미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는 말도 나왔다.
여야는 다음 주 중 거케(加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문제의 핵심 인물인 야나세 다다오(柳瀨唯夫) 전 총리비서관을 국회에 소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어서 사학스캔들도 확산 일로를 걸을 것으로 전망된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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