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산소증 피하려면 코와 입 모두 마스크로 가려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미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 엔진 폭발 사고 당시 기내 모습을 촬영한 사진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승객 140여명을 태운 여객기가 뉴욕에서 텍사스 주 댈러스로 향하던 중 왼쪽 날개 엔진이 폭발, 엔진 파편이 튀면서 창문이 깨지는 바람에 기내 기압이 급속도로 떨어진 아찔한 상황이었다. 이 사고로 결국 여성 승객 1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당시 기내 모습이 찍힌 사진들을 보면 탑승객 대다수가 산소마스크를 잘못 착용한 것으로 나타나 기내 비상시 대처법에 대한 부주의 문제가 다시 지적되고 있다고 CNN방송이 19일 보도했다.
승객 대부분이 산소마스크로 입만 가린 채 자리에 앉아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으로, 입은 물론 코까지 모두 산소마스크로 덮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같은 내용은 항공기 이륙 전 승무원들이 승객들을 대상으로 안내하는 비상시 대처요령에도 모두 나와 있다.
승무원 출신 여행 전문 방송인인 보비 로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 승객이 촬영한 사고 당시 기내 사진을 올리고 "승무원들 설명을 들어라"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사진 속 승객들이 하나같이 마스크로 입만 가린 것을 지적하며 "휴대전화 내려놓고, 셀카도 중단하고 (설명을) 좀 들어라. 코와 입을 모두 덮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상에서 1만 피트(3천48m) 이상 올라가면 공기 중 산소가 희박해져 저산소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두통과 어지럼증, 좁은 시야, 메스꺼움 등이 저산소증의 대표적 증상이다. 그러다가 의식을 잃을 수 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 가운데 저산소증 증세를 보인 사람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상황에서 저산소증으로 의식을 잃지 않으려면 산소마스크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한다.
일부 승무원들이 승객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안내방송을 각색해 재미를 주려고 하는데 이는 승객들의 주의를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자제해야 한다고 한 전문가는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탤런트 쇼가 아니라 안전에 관한 문제"라며 "누가 방송을 랩으로 한다고 치자, 승객들이 산소마스크로 코를 덮지 않았다면 바로 그 탓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항공사는 영상으로 비상시 대처요령을 안내하고 있으나 이 또한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한 항공 전문가는 말했다.
델타항공 등에서 15년간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현재는 항공 관련 블로거로 활동하는 실베스터 피트먼은 승객들이 승무원이나 영상 안내를 보지 않은 채 다른 곳만 바라보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며 "온전히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무원들이야말로 응급상황에서 당신의 목숨을 구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며 "5분밖에 안 된다. 여행 경험에서 그 시간은 좀 진지해지자"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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